"교수 몰래 AI 썼더니 A+"…'커닝' 방지책 여전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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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몰래 AI 썼더니 A+"…'커닝' 방지책 여전히 없다

입력 : 2026.04.13 17:54

대학가 'AI 의존' 갈수록 태산
수업 안듣고 AI로 녹음본 돌려
2시간만 공부해도 학점 4점대
중간고사 온라인시험 우려 커
지필 평가방식으로 바꾸기도
정부 '윤리 가이드' 마련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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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인공지능(AI) 활용 허용의 경계를 두고 학생과 교수 간 '눈치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월 AI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각 대학들도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지만,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각 대학 학생들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이미 대학 생활의 필수 도구가 됐다. 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김 모씨(21)는 이번 중간고사 시험 공부를 단 2시간 만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씨는 "평소 수업을 잘 듣지 않아도 시험 기간이 되면 AI 요약 기능을 사용해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암기한다. 이를 통해 단 2시간 만에 시험 공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4점대 학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수들은 학생들의 무분별한 AI 사용이 학습의 질을 낮추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발표·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A교수는 최근 교수에게 질문을 받은 학생 발표자가 그 자리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해 답변하는 상황을 겪었다고 밝혔다. A교수는 "학생들이 AI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말하길 두려워한다"면서 "실수와 피드백을 통해 생각이 깊어지며 학문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데, AI가 마치 '자동응답기' 같은 도구로 활용돼 토론 수업이 무의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크게 논란이 됐던 시험 중 AI 사용이다. 완벽하게 학생들을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데다 학생들이 AI를 몰래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대학생 천 모씨(21)는 지난 학기 중간고사 때 온라인 시험을 치르는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해 높은 성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천씨는 "교수 지시로 다른 페이지를 못 열게 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했어도 몰래 스마트폰을 써서 AI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교수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대 인문대학 소속 B교수는 "이번 중간고사를 앞두고 코로나19 때 확산한 온라인 평가 방식에서 예전 지필고사로 회귀하는 교수들이 많다"며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정말로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알고자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외국어대학 소속 C교수는 "리포트 과제를 없애는 등 AI를 쓰지 않고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의 과제나 평가 방식을 채택하려 한다"고 말했다.

교수가 일일이 AI 표절 검사 프로그램을 사용해 부정행위를 차단하기도 한다. 교양 수업에서 제미나이가 작성한 리포트를 그대로 제출한 적이 있다는 대학생 조 모씨(23)는 "AI 표절 비율을 검사하는 '지피티킬러'를 사용한 교수로부터 '표절률이 70%가 나왔으니 다음부터는 AI를 쓰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아직 대학 내 AI 사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교육 현장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AI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을 올해 상반기 내로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AI 부작용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AI 부정행위 방지 등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부정행위를 사전에 경고하고 차단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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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서는 중간고사 기간을 앞두고 학생들과 교수 간에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AI를 활용하여 신속하게 시험 준비를 하는 반면, 교수들은 이러한 무분별한 사용이 학습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AI 사용과 관련한 윤리 가이드라인을 올해 상반기 내로 구체화할 계획으로, 전문가들은 부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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