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예비후보 15명 공동 발표
“경쟁으로 왜곡된 교육 바로 세울 것”
“학력 하향 평준화 부를것” 우려 나와
정당 공천 않는데 여당색 파란 점퍼
하지만 교육감 권한을 넘어서는 정책을 공약으로 대거 내세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쟁 완화 일변도의 정책으로 교육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진보 교육감 후보들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국 15개 시도의 진보 진영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교육 대전환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선거에서 광주·전남이 통합돼 시도 교육감 16명이 선출되는데, 부산을 제외하고 정근식(서울) 안민석(경기) 임병구(인천) 이병도(충남) 등 15명의 예비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공동 공약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예비후보가 연합한 건 처음이다.이들은 “무상교육,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로 시작된 교육 혁신이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며 “입시 경쟁으로 왜곡된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 선진국 수준의 대입 자격고사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늦어도 2030년대 초반까지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겠다고 했다.
과도한 입시 경쟁을 부르는 대학 서열 체제를 완화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연계해 거점국립대의 공동 학위제를 확대하고 지역연합 대학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진보 진영에서 꾸준히 주장해 온 고교 평준화도 공동 공약에 포함됐다.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권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 고고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교육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민주주의 교육 강화, 교사의 교육권과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보장,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 등을 약속했다.● “권한 밖 정책”, “하향 평준화” 비판 쏟아져하지만 이를 두고 예비후보들이 세를 결집해 교육감 권한을 넘어서는 무리한 공약을 선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능·내신 등 대입 제도 변경은 국가교육위원회가 결정하고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추진해야 하는 일이다. 자사고와 외고 등의 일반고 전환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거점국립대 등 대학은 시도 교육청의 소관이 아니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능 방식을 바꾸는 건 교육부가 대통령령을 고쳐야 하는 사안인데 후보들이 유권자를 호도하는 셈”이라며 “표만 의식해 실행 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내놔선 안 된다”고 했다.
예비후보들이 강조한 ‘교육 평등’이 학력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명예교수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경쟁이 없다면 국가가 생존할 수 없다”며 “입시 경쟁을 해소하겠다고 모든 경쟁을 없앤다는 건 정치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교육감 후보는 정치적 중립성 등을 감안해 정당 공천을 받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파란 점퍼를 입고, 공약이 적힌 파란 플래카드를 들고 호소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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