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 색상이던 브라질 축구대표팀 유니폼… ‘이것’을 대표하는 빨간색으로 바뀔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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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 시위에 나선 브라질 국민들이 노란색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착용한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2022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 시위에 나선 브라질 국민들이 노란색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착용한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존의 파란색 원정 유니폼 대신 빨간색 유니폼을 도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현지 축구팬과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축구 유니폼 전문 사이트 ‘풋티 헤드라인스(Footy Headlines)’는 지난 28일 브라질 대표팀이 빨간색 유니폼을 새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초 보도했다.

이에 현지 보수 진영, 특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정치적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노란색 상의에 초록색 하의, 파란색 상의에 흰색 하의 등 국기 색상을 반영한 두 가지 유니폼 세트를 사용해왔다.

반면 풋티 헤드라인스가 공개한 이미지에 따르면 새 유니폼 상의는 검정색 바탕에 빨간색이 소매와 가슴팍에 조합됐다.

빨간색은 현직 브라질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이끄는 좌파 노동자당(PT)을 대표하는 색이다.

논란이 커지자 브라질축구협회(CBF)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CBF는 성명을 통해 “최근 공개된 유니폼 이미지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은 국기색인 초록·노랑·파랑·흰색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폼 제작사인 나이키 역시 “소문과 추측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데, 이는 2026년 월드컵이 브라질 대통령 선거 직전에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진보 진영의 대부로 꼽히는 룰라 대통령 간 정치적 대립이 극한에 달하는 가운데, 유니폼 색상 논란이 정치적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상원의원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빨간 유니폼은 국민의 자긍심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보수 성향의 클레이티뉴 아제베도 상원의원은 CBF 협회장을 의회 차원에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여론도 좋지않은데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콰에스트(Quaest)에 따르면 빨간 유니폼 보도에 대한 소셜미디어(SNS) 반응 약 90%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권 여당 인사도 비파넹 동참했다. 룰라 행정부의 상원 원내대표인 란돌프 호드리게스 의원은 “대표팀 유니폼은 정치 이념이 아닌 국가 정체성을 따라야 한다”며 “국기색 이외의 유니폼 색상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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