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주재로 만난 여야 원내대표…시작부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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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참여를 권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참여를 권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처리 안건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오늘 상정 예정이던 안건은 여야가 공감해 온 비쟁점 민생법안”이라며 협조를 촉구했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합의할 수 있는 인사 안건,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만 상정할 것을 요청한다”고 맞섰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회동을 통해 마주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원내대표 등은 모두발언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나란히 서 있었으나 송 원내대표는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이에 우 의장이 송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지만 송 원내대표는 이를 한 차례 뿌리쳤다. 이후 다시 우 의장이 사진 촬영을 제안하자 송 원내대표는 “되는 것도 없는데 뭘 자꾸 사진만 찍느냐”고 말한 뒤 일어서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여야가 늘 충돌해도 충돌 끝에 국민들 앞에서 합의도 하고 새로운 진전을 이루는 게 정치이고 국회”라며 “협의가 잘 안 돼서 마음이 편치 않으신 것 같은데 그래도 오늘 같이 상의를 해보자”고 했다. 이어 “법정 시한 내 예산을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며 “여야가 하나의 예산이라도 더 찾아내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개헌특위와 국회윤리특위 구성, 정치개혁에 관한 논의도 더이상 미룰 수만은 없다”며 “개헌특위, 정개특위, 윤리특위 논의를 본격 가동해달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참여를 권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참여를 권하고 있다. 뉴시스

김 원내대표는 이어진 발언에서 “국민의힘은 스스로 민생포기 정당이란 평가를 듣지 마시라”며 “오늘 상정 예정이던 안건은 여야가 공감해 온 비쟁점 법안으로 국민과 경제계가 기다려 온 법안”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법안까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삼는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진정성도 성의도 없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난무를 멈추라”며 “이번 기회에 필리버스터 제대로법을 정기국회 내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필리버스터 진행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극우 장외집회와 국회 태업 파업, 선동에 몰두 중”이라며 “정당의 최고 책임자가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운다면 그 정당은 이미 국민을 떠난 것이고, 정상적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의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은 스스로 국회를 외면하고 있음을 직시하라”고 했다. 또 우 의장에게는 “비쟁점 민생법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셨으면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국회가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본회의 상정할 안건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합의될 수 있는 인사 안건과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만 상정해 처리할 것을 의장께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 개원한 이후에 여야가 합의해 의사일정 만들고 본회의에서 처리한 사례 만들지 못한 건 국회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불행한 일”이라며 “우 의장님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적어도 임기 중 한 번은 여야가 합의한 일정대로 본회의를 열었다고 하는 기록을 국회 역사에 남기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본회의에 불참하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국회에서 격노한 일에 대해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장관은 승인받지도 않은 채 (본회의에) 무단 불참했고 김 실장은 야당 질의 도중 삿대질하고 고함치면서 화를 냈다”며 “그럼에도 김 실장은 다음 날 모 유튜브 나가서 감성팔이 변명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우 의장에게 “재발방지 약속 요구하고 사과 받아내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여당이 추진하는 3차 상법개정안과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중단을 촉구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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