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회동을 통해 마주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원내대표 등은 모두발언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나란히 서 있었으나 송 원내대표는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이에 우 의장이 송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지만 송 원내대표는 이를 한 차례 뿌리쳤다. 이후 다시 우 의장이 사진 촬영을 제안하자 송 원내대표는 “되는 것도 없는데 뭘 자꾸 사진만 찍느냐”고 말한 뒤 일어서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여야가 늘 충돌해도 충돌 끝에 국민들 앞에서 합의도 하고 새로운 진전을 이루는 게 정치이고 국회”라며 “협의가 잘 안 돼서 마음이 편치 않으신 것 같은데 그래도 오늘 같이 상의를 해보자”고 했다. 이어 “법정 시한 내 예산을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며 “여야가 하나의 예산이라도 더 찾아내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개헌특위와 국회윤리특위 구성, 정치개혁에 관한 논의도 더이상 미룰 수만은 없다”며 “개헌특위, 정개특위, 윤리특위 논의를 본격 가동해달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진 발언에서 “국민의힘은 스스로 민생포기 정당이란 평가를 듣지 마시라”며 “오늘 상정 예정이던 안건은 여야가 공감해 온 비쟁점 법안으로 국민과 경제계가 기다려 온 법안”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법안까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삼는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진정성도 성의도 없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난무를 멈추라”며 “이번 기회에 필리버스터 제대로법을 정기국회 내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필리버스터 진행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겨냥해 “극우 장외집회와 국회 태업 파업, 선동에 몰두 중”이라며 “정당의 최고 책임자가 민생보다 정쟁을 앞세운다면 그 정당은 이미 국민을 떠난 것이고, 정상적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의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은 스스로 국회를 외면하고 있음을 직시하라”고 했다. 또 우 의장에게는 “비쟁점 민생법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셨으면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국회가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본회의 상정할 안건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합의될 수 있는 인사 안건과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만 상정해 처리할 것을 의장께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 개원한 이후에 여야가 합의해 의사일정 만들고 본회의에서 처리한 사례 만들지 못한 건 국회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불행한 일”이라며 “우 의장님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적어도 임기 중 한 번은 여야가 합의한 일정대로 본회의를 열었다고 하는 기록을 국회 역사에 남기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본회의에 불참하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국회에서 격노한 일에 대해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장관은 승인받지도 않은 채 (본회의에) 무단 불참했고 김 실장은 야당 질의 도중 삿대질하고 고함치면서 화를 냈다”며 “그럼에도 김 실장은 다음 날 모 유튜브 나가서 감성팔이 변명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우 의장에게 “재발방지 약속 요구하고 사과 받아내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여당이 추진하는 3차 상법개정안과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중단을 촉구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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