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프라’ 진화한 스테이블코인, 시총 430조원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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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인프라’ 진화한 스테이블코인, 시총 430조원 넘겨

입력 : 2026.04.23 09:03

피델리티 2026 보고서 분석
투기 줄고 결제·B2B 송금 급증
이더리움 주도 속 목적형 체인 부상
美 클레리티 법안 등 규제 향방 촉각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총 공급량 추이. 2026년 3월 기준 3150억 달러를 돌파하며 디파이 호황기였던 과거 전고점을 훌쩍 넘어섰다. [자료=피델리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총 공급량 추이. 2026년 3월 기준 3150억 달러를 돌파하며 디파이 호황기였던 과거 전고점을 훌쩍 넘어섰다. [자료=피델리티]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 수단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 금융권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과 글로벌 규제 프레임워크가 속도를 내면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결제와 기업 간(B2B) 송금을 주도하는 ‘프로그램화된 디지털 달러’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150억달러(약 430조원)로 2025년 초 대비 1100억달러 급증했다.

이는 과거 탈중앙화금융(DeFi)의 레버리지 투기 수요가 몰렸던 2022년의 전고점(1880억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고치다.

최근의 시장 팽창은 과거와 달리 투기가 아닌 실물 경제 편입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 주간 스테이블코인 송금자 수는 2025년 말 2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 월간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거래량. 송금 및 정산 수요 증가에 힘입어 2조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자료=피델리티]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 월간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거래량. 송금 및 정산 수요 증가에 힘입어 2조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자료=피델리티]

또한 2025년 10월 이더리움 상의 월간 총 거래량은 2조 8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1년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조정 이체 가치(Adjusted transfer value)는 18조달러, 전체 블록체인 기준으로는 28조달러를 상회했다. 레버리지 거래를 위한 자금이 아닌, 결제와 환전, 기업 자금 관리 등 실사용 자금으로 활발히 유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태계 내 블록체인별 역할 분담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약 절반(1640억달러)을 품고 있으며, 이 중 규제 친화적인 법정화폐 연동 코인이 1430억달러를 차지한다. 고도의 금융 컴플라이언스와 자산 토큰화(RWA)가 결합하는 대차대조표’역할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트론(Tron)은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신흥국 송금과 일상 결제를 담당하는 핵심 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기업용 정산과 프라이버시 보호에 최적화된 맞춤형 메인넷인 ‘스테이블체인(Stablechain)’까지 등장하며 인프라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주요 블록체인 프로토콜별 스테이블코인 전송 가치. 금융의 근간인 이더리움과 결제 효율성이 높은 트론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자료=피델리티]

주요 블록체인 프로토콜별 스테이블코인 전송 가치. 금융의 근간인 이더리움과 결제 효율성이 높은 트론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자료=피델리티]

전통 금융권(TradFi)의 시장 참전과 제도권 편입은 이러한 질적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상위 2개 발행사가 전체 시총의 83%를 점유하는 과점 속에서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규제 준수 역량을 갖춘 대형 금융기관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내놓으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당국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결제 수단으로 포섭하는 데 속도를 내는 중이다. 2025년 1대1 지급준비금을 의무화한 지니어스 법(GENIUS Act)에 이어, 현재 미 의회에서는 가상자산 관할권과 예금 인정 여부를 규정한 ‘클레리티 법안(CLARITY Act)’이 핵심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예치금에 대한 이자 지급 허용 여부를 두고, 은행권의 예금 이탈 우려와 핀테크 혁신 여론이 팽팽히 맞서며 규제 향방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피델리티는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암호화폐 생태계의 주변부가 아닌 전통 자본 시장과 맞닿은 핵심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는 단기적인 자금 유입 규모보다 발행사의 재무 건전성과 규제 정합성, 그리고 지급준비금 운용 역량이 기관 투자자들의 가장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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