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청예 지음/224쪽·1만5800원·네오픽션 정보라 소설가 ‘악신이 있다. 그리고 수호신이 있다.’ 대학생 이원은 자신과 가까워지려던 사람들이 자꾸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친구가 이끄는 대로 무속인을 찾아간다. 이런 점괘를 듣고 이원은 주변 사람들의 변고가 악신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부분 당연히 그렇게 결론을 내리지 않겠는가? 더 이상의 죽음은 막아야 한다. 그래서 이원은 악신을 끊어내려 어떤 비방을 실행에 옮긴다. 독자들이 선정한 ‘한국 문학의 미래’ 청예 작가의 ‘수호신’을 읽었다. 청예 작가는 여러 작품에서 초현실적인 세계관과 연결된 독자적인 법칙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수호신’의 악신과 수호신, 신작 ‘주와 연’의 중심이 되는 부적과 환생의 법칙이 그렇다. SF(공상과학소설)인 ‘사탕비’에서도 사탕비의 유래와 기능, ‘처형’의 규칙성이 줄거리를 받쳐주는 구조적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람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법칙을 다 안다고 자만하고, 그 법칙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수호신’에서 무속인은 이원에게 경고한다. 악신은 안 믿고 수호신만 골라 믿으면 되는 게 아니라 신 자체를 믿을지 말지 결정하라고. 이후 인공지능(AI) 수도승 우바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신과 종교를 설명한다. 그렇다. 이 작품에는 종교적인 질문에 답해주는 인공지능 로봇 수도승이 등장한다. ‘수호신’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는 작품 속에서 이원의 부모님이 아직 젊었던 과거다. 이원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에 부모가 얽혀 들어갔던 어떤 사건이 20여 년이 지난 미래에 자식 세대에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원이 악신과 수호신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법칙의 결과라 여겼던 괴이한 사건, 불길한 상황들은 사실 아주 오랫동안 진행되어온 이야기의 한 장면에 불과했다. AI 수도승 우바리는 이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모든 상황을 관조하면서도 이원과 어머니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그렇게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품의 반전을 폭로하지 않으려니 설명이 두루뭉술해진다. 나도 알쏭달쏭한 말만 늘어놓는 우바리가 된 기분이다. 그러나 ‘수호신’은 초자연, 종교, SF가 잘 섞인 스릴러이므로 자세한 이야기를 모르고 뛰어들어야 재미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원의 어머니는 자신이 약하고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마음을 의지할 곳...
기나긴 불행의 근원은 악신일까 수호신일까[정보라의 이 책 환상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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