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포항서 등번호 40번 달고 “다 쏟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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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입지 좁아져 이적 결정
“딸이 더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마지막 시즌 멋지게 마무리할 것”

기성용이 4일 경북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입단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포항=뉴시스

기성용이 4일 경북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입단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포항=뉴시스
“올해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다. 포항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6)은 4일 경북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포항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던 기성용은 올시즌 부상 여파 등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3일 같은 K리그1 팀인 포항으로 이적했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2006년 이후 국내 팀 중엔 서울에서만 뛰었던 그는 “새로운 팀으로 이동한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돼 설렌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 전 기성용의 목표는 서울에서 우승컵을 들면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4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재활에 집중했던 기성용은 지난달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김기동 서울 감독은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최근 김 감독으로부터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기성용은 이적을 추진했다. 기성용은 “곧바로 은퇴할 수도 있었지만 ‘아빠가 더 뛰었으면 좋겠다’는 딸의 말에 마음이 바뀌었다. 국가대표팀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부상으로 끝났던 아쉬움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이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기성용은 새 둥지를 찾고 있던 자신에게 손을 내민 포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박태하 감독님을 비롯해 나를 믿어주는 포항의 구성원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은 4일 현재 K리그1 4위로 서울(6위)보다 순위가 높다. 기성용은 포항에서 사용할 등번호로 프로 데뷔 첫해에 사용했던 40번을 택했다. 초심을 되찾겠다는 의미다.

기성용은 이르면 19일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과의 안방경기에서 포항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친정팀 서울과의 대결은 10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기성용은 “이제 새로운 팀에 왔으니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서울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고 했다.

포항 팬들은 스타플레이어 기성용의 합류에 열광하고 있다. 기성용의 이름이 새겨진 포항 유니폼은 이날 온라인 스토어에서 500벌 넘게 판매됐다. 포항의 한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서는 기성용의 유니폼 150벌이 영업 시작 30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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