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제, 재난 함께 이겨내자는 공동체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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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기승 양산서 가야진용신제 보존회 사무국장 “2000년 맥 이어” “가야진의 신이시여, … 만물에 물을 대어 온갖 생명이 이루어지게 하셨습니다. 이에 저희가 간절한 정성으로 기도하며 아뢰오니, 바라건대 풍요의 복을 내려 주시고 재앙을 물리치는 경사를 베풀어 주옵소서.”(경남 양산 ‘가야진용신제’ 축문 가운데) 전국적으로 폭염과 가뭄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시 원동면 가야진사에서 열린 한 기우제(가야진용신제·사진)가 화제를 모았다. 가야진용신제(伽倻津龍神祭·경남 무형유산 제19호)는 낙동강에 사는 용에게 비를 기원하고, 뱃길의 안전을 비는 제의다. 박홍기 가야진용신제보존회 사무국장(예능 보유자·62)은 7일 전화 인터뷰에서 “한강 등 조선시대 국가가 제사를 지내던 사독(四瀆·4곳의 강)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맥을 잇고 있는 게 가야진용신제”라며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로 사라질 뻔했지만, 주민의 힘으로 명맥을 이어왔다”고 소개했다. ―오죽하면 기우제까지 지냈을까 싶습니다. “원래 용신제는 매년 음력 3월 초정일(初丁日)에 지내고, 그래서 올해도 4월에 제를 지냈습니다. 그런데 워낙 뜨겁고 가뭄이 오래 계속되다 보니, 지난달에 별도로 제사를 지낸 거죠. 이 지역이 지난 장마 때도 거의 비가 오지 않았거든요.” ―역사 2000년 이상이라고요.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왔는데, 실수로 남편 용을 죽인 인간에게 한을 품은 용을 달래기 위해 지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 제례로 기록됐고, 전승 과정에서 제례에 민속놀이가 혼합돼 지금은 다섯 마당으로 지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게 셋째 마당인 시제(기우제)지요.” 용신제는 제례 3일 전부터 목욕재계하고 제향을 준비하는 ‘부정 가시기’, 칙사를 맞이하는 ‘칙사 영접’, ‘시제(時祭)’, 용왕에게 제물을 바치는 ‘용소풀이’, 제사를 마친 뒤 조상의 영을 보내드리는 ‘사신(辭神)’ 등 다섯 마당으로 구성된다. ―기우제가 다른 제사와 다른 점이 있습니까. “보통 제사는 끝나고 조상에게 복을 받는 의미로 술과 제사음식을 나눠 먹는 음복(飮福)을 하지요. 하지만 기우제에는 음복이 없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비를 기원하는데, 당장 뭘 먹고 마실 상황이 아니니까요. 대신 나중에 비가 오면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사제(報祀祭)를 지내지요.” ―실례입니다만, 제사를 지낸다고 비가 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옛사람들도 그걸 몰랐을 리는 없을 테지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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