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추악한 인간 군상…‘종말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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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종말이 찾아왔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종말이 찾아왔다’는 말 그대로 좀비를 내세운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처음엔 타 작품들과 비슷한 좀비와 인간의 대결 양상을 스릴있게 그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용은 반대였다. 오히려 좀비는 웹툰의 배경 정도이고, 정작 주된 내용은 인간들의 이야기였다. 좀비로 제약된 환경 속에서 추악하게 드러난 인간들의 민낯이 웹툰의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 웹툰은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프리드로우’를 그렸던 전선욱 작가의 시작이다. 전 작가는 그간 학원물에 강점을 보였는데 ‘종말이 찾아왔다’ 역시 학원물에 좀비물을 섞은 작품이다. 지난 4월부터 매주 수요일 연재 중인 이 웹툰은 가난한 왕따 남학생과 금수저 인싸 여학생이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분명 좀비물이지만 로맨스물 같은 느낌도 든다. ‘찐따’로 불리는 남자 주인공 정민준과 인싸 여자 주인공 한예나는 좀비 창궐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고 더 가까워진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점차 민준에게 의지하는 예나의 모습에서 로맨스의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이 세계관에서 젊은 여성은 흔치 않다. 때문에 남성 중심으로 만들어진 생존자 무리 속에서 예나는 항상 위험에 처한다.

웹툰을 보다보면 유독 예나만 노출이 많은 건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노출을 더 피할 텐데 이 웹툰에선 오히려 예나의 여성성을 매우 강조한다. 극의 전개를 위한 설정 같은데, 자극적인 측면에서 독자들에게 몰입을 줄 수 있지만 전체 전개상에선 다소 과도한 느낌이다. 여성을 성적으로만 바라보는 추악한 인간들의 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 같다.

‘종말이 찾아왔다’는 단순한 좀비 생존기를 넘어 ‘특수 감염자’ 같은 새로운 설정들도 등장시킨다. 이 같은 설정은 주인공을 더욱 성장시키고, 독자들에겐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재미를 던져준다. 현재 ‘종말이 찾아왔다’는 별점 9.8점을 유지할 정도로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웹툰 수요웹툰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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