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템파베이 지옥을 탈출한 이후 애틀랜타에서의 천국을 경험 중이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원정경기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리며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볼넷 1삼진 기록했다. 시즌 타율과 OPS는 각각 0.257과 0.710으로 올랐다.
애틀란타 또한 이날 승리로 6-2로 이기며 8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팀 최다 연승이며,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이어지고 있는 연승중 가장 긴 연승이기도 하다. 김하성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완벽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김하성의 방망이도 이틀만에 또 한 번 폭발했다. 김하성은 팀이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케이시 마이즈의 초구 92.1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높은 패스트볼을 완벽한 레벨 스윙으로 강타, 타구 속도 104.1마일의 강한 타구를 22도 각도로 날렸다. 383피트를 날아가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5호 홈런.
애틀란타 이적 후 세 번째 홈런이다. 템파베이서 부상 여파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이후 단 2홈런에 그쳤지만 애틀랜타로 팀을 옮긴 이후 타석에서도 점차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일 디트로이트 원정 경기서 홈런포를 터뜨린 이후 2경기만에 다시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올해 1월 29일 김하성은 템파베이와 2025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 권리가 포함된 2년 2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예상을 깬 계약 규모와 행선지였다. 템파베이가 그간 스몰마켓으로 FA 계약에 소극적인 팀이었고, 이례적인 1+1의 계약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가 집중됐다.
결론적으로 김하성과 템파베이의 만남은 재앙이 됐다. 템파베이는 지난해 허리케인 여파로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가 손상되면서 올해 마이너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탓에 구단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고, 김하성도 부상 회복 기간이 길어지면서 7월에야 복귀했다.
템파베이에서 부상 복귀 이후에도 아쉬웠다. 큰 기대를 모으며 주전 유격수로 낙점 받았지만 김하성은 타율 0.214/출루율 0.290/장타율 0.321/OPS 0.611에 그쳤다. 떨어진 팀 분위기 속에서 좀처럼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팀내 최고연봉자인 김하성이 부진했고 가을야구도 어려운 상황, 결국 지난 2일 템파베이는 김하성을 전격 웨이버 공시 처리했다. 결과적으로 김하성에게 템파베이는 지옥의 땅이 됐다.
그리고 그런 김하성을 곧바로 애틀랜타가 품었다. 김하성 이적 이전까지 애틀랜타 역시 유격수 포지션에 문제가 컸다. 주전 유격수였던 닉 앨런은 128경기서 홈런이 단 1개도 없었고 OPS가 0.534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애틀랜타가 계약 시점에서 올 시즌 남은 김하성의 연봉 200만 달러와 내년 시즌 연봉 1600만달러까지 총액 18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보장한 것엔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김하성은 애틀랜타 이적 이후 한 차원 높은 수비력을 선보이며 곧바로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이어 공격에서도 점차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애틀랜타 이적 이후 김하성은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18경기서 타율 0.313/출루율 0.370/장타율 0.469/OPS 0.839란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OPS가 0.611에서 이적 이후 기간 동안 0.839로 껑충 뛰었다. 2할 초반대의 타율은 0.313으로 올랐고 출루율(0.290->0.370)은 물론 장타율이 특히 0.321에서 0.469로 크게 올랐다.
애틀랜타에서 템파베이에서보다 6경기를 덜 치렀지만 1개 더 많은 홈런을 쳤고 12득점, 12타점을 올리며 찬스에 강한 해결사로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김하성이다.
김하성 합류 이후 애틀랜타가 최근 8연승을 달리는 등 완벽하게 반등된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애틀랜타 역시 김하성 합류 이전까지 일찌감치 PS 경쟁 대열에서 멀어지는 등 부진했다. 가을야구는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주전 유격수 김하성으로 팀을 재편하고 좋은 흐름 속에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하성도 애틀랜타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면서 옵트아웃 선언 가능성은 물론 애틀랜타 잔류 이후 조금 더 부담을 덜고 내년 시즌 다시 FA 재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빅마켓인 애틀랜타에서 뛰면서 구단과 장기계약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여러모로 참 김하성과 궁합이 잘 맞는 천국같은 애틀랜타와의 인연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