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김혜성이 5일(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원정경기 도중 덕아웃에서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애틀랜타(미 조지아주)|AP뉴시스
“주 3~4회 선발로 내보낼 겁니다.”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최근 메이저리그(MLB) 로스터에 살아남은 김혜성(26)의 활용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21일(한국시간) 다저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 다저블루닷컴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주 3~4회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며 “경기 후반 교체 투입의 역할도 계속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성의 출전 여부는 다저스의 주전 2루수이자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토미 에드먼과 외야수 앤디 파헤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마이클 콘포토의 휴식과 연관이 있다.
로버츠 감독은 “파헤스는 매일 경기에 나설 자격을 보여준 선수지만, 간헐적인 휴식은 필요하다”며 “에드먼에게도 이따끔 휴식이 주어져야 하고, 에르난데스와 콘포토에게도 주에 한두 번, 혹은 며칠 내로 하루 정도 휴식을 주려 하는데, 이때 김혜성이 선발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성과 연관된 이들 4명 중에는 에드먼(햄스트링), 에르난데스(사타구니) 등 최근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복귀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회복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다저스 김혜성이 5일(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원정경기 9회초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애틀랜타(미 조지아주)|AP뉴시스
로버츠 감독이 이들의 휴식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까지 김혜성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있다.
김혜성이 빅리그 콜업 이후 15경기에서 타율 0.400(35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46으로 활약하며 많은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당초 에드먼이 복귀하면 김혜성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이 나왔지만, 이를 모두 이겨내고 로스터에서 살아남은 이유도 이러한 활약에 있다.
다저스는 빠른 발로 팀에 역동성을 더한 김혜성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베테랑 크리스 테일러를 최근 방출하기도 했다.
디애슬레틱도 “다저스가 에드먼의 복귀 이후에도 김혜성을 빅리그 로스터에 두려고 테일러를 방출한 것”이라고 봤다.
다저스 김혜성이 5일(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원정경기 9회말 타구를 쫓아가고 있다. 애틀랜타(미 조지아주)|AP뉴시스
김혜성이 팀 내 입지를 키우려면 주 포지션인 내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외야에서도 제 몫을 해야만 한다.
파헤스, 에르난데스, 콘포토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날이면 외야수로 출장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다만 외야에선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이고, 시간도 많이 주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다저블루닷컴은 “에드먼과 에르난데스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면 김혜성의 출전 기회를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버츠 감독은 “당장 일주일 정도는 (4명과 김혜성의) 로테이션으로 가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상황을 우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2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의 평범한 뜬공을 놓친 것에 대해선 “석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놓친 것”이라면서도 “불운한 일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아직 중견수로 많은 경험을 쌓지 못한 상황이기도 했다”며 “타구를 찾으려다 주위의 다른 야수들에게 도움 요청을 하지 못했는데, 경험에서 비롯된 일이니 특수한 실수로 볼 수 있겠다”고 감쌌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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