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日 MZ부모들에 인기 폭발… K제품 '100억 잭팟'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7 hours ago 2

일본 모이몰른 매장. (사진=한세엠케이)

일본 모이몰른 매장. (사진=한세엠케이)

일본은 국내 패션업체들에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워낙 강할 뿐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최근 K패션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무신사 등이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초창기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K베이비웨어'를 표방한 국내 토종 브랜드가 젊은 일본인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모이몰른'이다. 작년 한 해 일본에서만 100억원 넘게 팔리면서 한국 유아동복 브랜드 열풍을 이끌고 있다.

日 MZ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

7일 한세예스홀딩스24 계열사 한세엠케이에 따르면 올 들어 모이몰른의 일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4.8% 급증했다. 작년과 매장 수가 동일하고, 최근 일본 내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모이몰른은 일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연 매출 5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본 모이몰른 매장. (사진=한세엠케이)

일본 모이몰른 매장. (사진=한세엠케이)

모이몰른은 오사카 우메다 한신백화점, 이세탄백화점 등 고급 백화점에 주로 입점해있다. 최근 엔 일본 백화점 매출 상위 30곳의 바이어들이 직접 선정하는 '센켄 키즈 패션상'에서 백화점 부문 화제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센켄 키즈 패션상을 받은 한국 브랜드는 모이몰른이 유일하다.

모이몰른은 특히 일본 MZ(밀레니얼+Z세대)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모이몰른의 일본 멤버십 가입자 중 20~30대 비중은 80%에 달한다. 조상영 한세엠케이 일본 법인장은 "쁘띠마인, 브랑셰스 등 현지 브랜드가 귀여운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반면, 모이몰른은 유아복에선 잘 볼 수 없는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북유럽 스타일로 차별화했다"고 했다.

모이몰른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현지화'다. 조 법인장은 "모이몰른은 그동안 북유럽 콘셉트의 브랜드로서 일본 전통 착장에 도전하지 않았는데, 올해부터 일본 전통 복장인 기모노를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현지에서도 친숙한 느낌을 줬다"고 했다.

"토종 브랜드로 성공기 써보자"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왼쪽)와 아이돌그룹 있지 리아가 지난 4월 서울 성동구 NBA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오픈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왼쪽)와 아이돌그룹 있지 리아가 지난 4월 서울 성동구 NBA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오픈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모이몰른의 해외 공략을 주도하는 건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막내딸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다. 한세엠케이는 버커루, NBA 등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9% 줄어든 256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브랜드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 토종 유아동복 브랜드의 성공기를 써보자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저출생과 소비둔화를 뚫고 글로벌 유아동복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기회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저출생이 문제지만, '한두 명의 자녀에게 돈을 아끼지 말자'는 부모들이 늘면서 오히려 고급 의류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3년 1771억달러(약 243조원)에서 연평균 4.8% 성장해 2030년 2482억달러(약 3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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