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하면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송승기(LG 트윈스)가 연일 호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찬 마음가짐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8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홍원기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를 7-2로 완파했다. 이로써 2연패에서 벗어난 LG는 38승 1무 25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사수했다.
선발투수 송승기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위력적인 공들을 뿌리며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최종 성적은 7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97구였으며 패스트볼(58구)과 함께 슬라이더(14구), 체인지업(13구), 커브(8구), 포크(4구)를 고루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측정됐다. 팀이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송승기는 이후 LG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함에 따라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도 누렸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가 선발로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며 완벽한 피칭을 해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송승기는 “우리 팀이 연패 중이었다. 제가 던지기 전 보면 항상 팀 연패 중인 경우가 많았다. 오늘도 장난식으로 형들이 ‘너가 해줘야 된다’ 했다. 부담 가지지는 않았고, 제 것을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결과도 좋게 나왔다. 팀이 이겨 더 좋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2021년 2차 9라운드 전체 87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송승기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지만, 올해 기량을 만개시켰다. 이번 키움전 포함 성적은 12경기(70.1이닝) 출전에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 특히 아직 시즌 중반이지만, 평균자책점은 토종 투수들 중 1위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연패 스토퍼’로 자리잡으며 실질적인 LG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송승기는 “맨 처음 로테이션 돌 때는 정신 없어서 (연패 등) 여러가지에 신경 썼는데, 몇 경기 던지다 보니 신경 잘 안 쓰게 됐다. 나만 잘하면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어 평균자책점에 대해서는 “끝까지 유지하면 좋겠지만, 아직 시즌 중반도 안 끝났다”며 “한 번 이렇게 (토종 평균자책점 1위를) 찍을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름을 올린 것이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정적인 변화구 제구는 최근 상승세의 비결이라고. 그는 “요즘 변화구 제구가 많이 좋아져 쉽게 가는 것 같다”며 “저에게 유리한 카운트를 빨리 만들다 보니 더욱 쉽게 승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키움 특급 루키 정현우는 이날 부상 복귀전을 가져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정현우의 호투는 송승기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됐다.
송승기는 “(정현우가) 좋은 투수인 것을 알고 있었다. 한 번 던지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잘 던지더라. 저도 좀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로테이션상 다음 등판은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현재 LG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는 팀이다.
송승기는 “(그 경기에서)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 맨날 하는 제 역할을 충족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