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방치된 상가-주택 리모델링
창업-공유공간 재활용 프로젝트
서핑 계기 정착 창업자 40여명 참석
“자발적 도시재생, 지역과 상생”
25일 강원 양양군 낙산해변 인근 한 카페에서 지역 창업가들이 참여한 ‘낙산에서 시작되는 연결의 힘’ 행사가 열렸다. 예비 사회적기업 서프시티협동조합이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는 낙산의 유휴 공간을 창업과 문화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엔드리스 썸머 프로젝트’의 출범식 성격을 띠었다.
행사에는 서핑 강사, 디자이너, 식음료업 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창업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낙산의 지역성과 자원을 어떻게 새롭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도시재생 과정에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공동 워크숍을 통해 낙산 지역의 도시재생 방향과 협업 가능성을 모색했다. 향후 실행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엔드리스 썸머 프로젝트는 유럽에서 시작된 ‘1유로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 기획됐다. 장기간 방치된 빈 상가나 주택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해 리모델링한 뒤 창업이나 공유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임차인은 리모델링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대신에 저렴한 공간 이용이 가능하고, 건물주는 활용도를 높이고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프로젝트팀은 유휴 건물 소유주들을 상대로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공간 확보 협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소규모 점포와 민박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빈집이나 노후 민박을 리모델링해 ‘마을호텔’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단순한 임대 공간이 아닌 지역 문화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은 8월에 지역 창업가들의 브랜드와 서비스를 소개하는 ‘엔드리스 썸머 웰니스 페스티벌’을 열고, 10월에는 협업 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소규모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서프시티협동조합은 서핑을 계기로 양양에 정착한 외지 출신 청년들이 중심이 된 조직이다. 대부분 수도권 등지에서 활동하다가 지역에 정착해 창업에 나선 경험이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모델을 찾고자 뜻을 모았다.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는 김나리 조합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로컬 창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민간 주도 모델”이라며 “수익성과 공익성을 결합한 구조적 실험이 되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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