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사용 완제품에도 부과
삼성·LG 등 K가전 ‘날벼락’
생산거점 재편작업 나설듯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제품뿐만 아니라 철강이 소재로 쓰인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제품에도 철강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연방 관보에서 50% 철강관세 부과 대상에 가전 제품 7개 품목을 추가했다. 추가된 제품은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레인지·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다. 추가된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미 상무부는 관보에서 이들 제품에 사용된 철강의 함량과 가치를 평가한 뒤 여기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대형 가전 한 대에 철강이 약 15% 사용되고, 이 중 절반이 관세 대상이 되면 원가가 평균 7% 안팎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업체는 미국 철강관세 확대에 대응해 가전 생산거점 재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완제품 수준이 아니라 내부 철강 부품까지 세분화해 적용된다면 대응은 훨씬 더 복잡해질 것”이라며 “가전 내에서 어디까지 철강으로 분류할 것인지 세부 규정도 아직 나오지 않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나는 우리 자동차 노동자들을 더 보호하기 위해 모든 외국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고 언급한 뒤 “나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in the not too distant future)에 그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