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前축구선수 등과 짜고
‘듀오백’ 주가 부풀려 14억 챙겨
‘자진 신고자 형벌 감면’ 첫 적용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8일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를 조작해 최소 14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총책 김모 씨(57)와 대신증권 부장 전모 씨(56), 재력가 이모 씨(45)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범 6명은 불구속 또는 약식 기소했고, 해외로 출국한 1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스스로 영화 ‘작전’의 실제 모델 중 한 명이라고 말해 온 시세조종 전문가다. 그는 전 씨, 재력가 이 씨 등과 공모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의 남편이다.
이들은 차명계좌와 대포폰, 현금 30억 원 등을 동원해 서로 짜고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거래량과 주가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약 289억 원 규모의 주식을 거래하며 듀오백 주가를 1000원대에서 장중 4105원까지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검찰은 이들이 시중 유통 물량이 적어 주가를 움직이기 쉬운 종목을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주가를 더 끌어올려 수익을 챙기려 했지만 공범 중 한 명이 중간에 주식을 대량 처분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일당은 전직 K리그 선수까지 끌어들여 다시 주가를 띄우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이 2024년 1월 도입된 자본시장법상 ‘리니언시’ 제도가 실제 활용된 첫 시세조종 자수 사건이라고 밝혔다. 리니언시는 범행에 가담한 내부자가 자수하거나 수사에 협조할 경우 형벌을 감경·면제해주는 제도다.
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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