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찍지만 아무나 못 찍는다…좋은 사진의 ‘뻔한 비밀’[청계천 옆 사진관]

1 week ago 14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는 시대다.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수십 장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많이 찍는다고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좋은 사진과 평범한 사진을 가르는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서영수의 신간 ‘사진의 뻔한 비밀’은 그 답을 화려한 촬영 기술이나 값비싼 장비가 아닌 사진가의 ‘보는 눈’에서 찾는다. 저자는 30여 년간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비롯해 격동의 시대를 대변하는 사건·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침묵과 아우성 / 서영수 제목에 등장하는 ‘뻔한 비밀’도 그런 의미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사진에 관한 난해한 철학이나 특별한 비법이 아니다. 빛을 살피고, 피사체를 자세히 관찰하고,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리고, 자신의 욕심을 덜어내는 것처럼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다.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어떻게 찍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볼 것인가’에 가깝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사진은 사람마다 다르다. 눈앞에 보이는 사물의 외형은 같지만,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는 사진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마음의 눈’은 자신의 느낌대로 피사체에 다가가고 자신이 보고 생각한 것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안목이다. “사진가는 피사체의 사연을 캐내는 광부”라는 표현은 이러한 생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인동 / 서영수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빛이다. 사진이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익숙한 말을 다시 꺼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피사체도 빛이 어느 방향에서 비추는지, 어느 시간대에 촬영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피사체의 형태와 촬영자의 앵글, 그리고 빛의 각도가 결합해 사진의 인상을 결정한다. 사진을 찍다가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태양의 위치를 확인하라는 조언은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촬영 지침이다. 좋은 사진은 카메라 설정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주변의 빛을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오사카성을 배경으로 펼쳐진 레드불 오토바이 묘기대회의 한 장면 / 서영수 저자는 ‘결정적인 순간’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저자에게 결정적인 순간은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는 찰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는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장면, 즉 여러 움직임 가운데 자신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셔터를 얼마나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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