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으로 눈 돌린 기업들…신용경색 시한폭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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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르는 BBB급 기업]③
BBB급 만기 8259억 도래…전체 2% 물량
CP·전단채 발행 950조…전년比 33% 증가
“단기자금시장發 신용경색 가능성 경계해야”

  • 등록 2026-05-28 오전 6:59:03

    수정 2026-05-28 오전 6:59:03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최근 동화기업 등 BBB급 회사채 미매각과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크레딧 시장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BBB급 회사채 자체보다 더 큰 위험요인으로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자금 시장을 지목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단기 조달로 몰리면서 자금시장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총 33조원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6월 6조7000억원 △7월 5조4000억원 △8월 2조7000억원 △9월 7조4000억원 △10월 6조1000억원 △11월 3조4000억원 △12월 1조6000억원 등이다. 오는 9월 만기 도래액이 7조원 대로 가장 많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 중 BBB급 회사채 만기 도래액은 8259억원으로 전체 물량의 2% 수준이다. 'BBB+' 등급 기업의 만기 도래액은 6179억원, 'BBB0' 등급 기업은 2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회사채 만기가 가장 많이 몰린 9월 BBB급 회사채의 만기 규모는 2289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전체 만기 규모와 비교할 때 BBB급 회사채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일부 기업의 차환 부담이 시장 전체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매각 사례는 금리 변동성이 커진 것도 있지만 기업의 개별 신용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회사채 시장의 조달 부담이 단기자금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장기 회사채 발행 비용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회사채 차환 대신 만기 상환을 택하고, CP·전단채 등 단기성 조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회사채 시장 부담이 단기자금 시장으로 번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CP와 전단채는 총 95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635조원보다 33% 증가했다. CP 발행액은 198조원에서 224조원으로 늘었고, 전단채는 436조원에서 725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BBB급 회사채 부진은 일부 기업의 신용도와 업황 부담이 반영된 개별 이슈에 가깝지만 단기자금 시장은 발행 규모 자체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공급 증가 속도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할 경우 차환 실패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CP와 전단채 발행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은 증권사 물량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매달 수조원 단위의 단기채를 발행하면서 시장 공급은 크게 늘었지만 이를 받아줄 MMF(머니마켓펀드)와 단기채권형 자금 등 수요 기반은 발행 증가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단기자금 시장 특성상 한 번의 조달 실패가 연쇄적인 유동성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 BBB급 회사채 미매각이 곧바로 신용경색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회사채 시장의 부담이 CP·전단채 시장으로 전이될 경우 수급발 신용경색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특정 이벤트가 촉발한 신용경색보다 공급을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발 신용경색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때"라며 "당장 단기자금 시장부터 흔들릴 수 있어 하반기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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