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소고기 할당관세 정책을 따른 수입업체들이 수백억 원의 관세 추징 위기에 몰리면서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한 공익감사 청구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추천기관의 사후관리 부실과 소급 취소의 위법성을 문제 삼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반출 기한을 어긴 업체의 책임이라고 맞선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 수입업체들은 최근 법무법인을 통해 농식품부를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농식품부와 관세청의 추천 취소 및 관세 추징 방식이 위법하다는 취지다.
尹정부 할당관세 확대, 불똥은 엉뚱한 곳에
윤석열 정부는 출범 한 달 만에 국내 농축산물과 경쟁 관계에 있는 수입 육류에 할당관세를 적용했다. 할당관세란 특정 품목에 한시적으로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소고기 기본세율은 40%인데, 2022년 당시 대부분의 수입업체는 한·미 FTA 등으로 이미 10~16%의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가 0% 할당관세를 내걸자 수입업체들은 FTA 세율 대신 할당관세를 신청했다. 최대 16%포인트를 더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실이 달랐다는 점이다. 할당관세는 정해진 기간에만 적용돼 그 기간에 수입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거기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었다. 당시 높은 환율도 악재였다. 결국 관세 절감분이 상쇄됐고, 오히려 영업손실을 냈다는 게 수입업체의 주장이다. 게다가 국내산 육류도 전년 대비 생산량과 재고가 늘어 공급 부족 자체가 없던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애초에 할당관세를 실시할 이유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민간협회에 맡겨 놓고 방치?
당시 농식품부는 할당관세 추천 업무를 민간 협회에 통째로 위탁했다. 소고기는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추천권을 행사했다. 협회는 추천 대가로 kg당 6원의 수수료를 징수했는데, 소고기·돼지고기만 따져도 3~4개월 동안 걷은 수수료가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부요령에는 이 수수료의 사용 목적을 ‘할당관세 운영상의 사후관리’로 명시해 놓았다.
그런데 사후관리는 사실상 없었다는게 수입업체 측의 주장이다. 수입업체 측은 “협회들은 추천서를 교부한 날로부터 45일 안에 보세구역에서 육류를 반출하지 않으면 향후 추천에서 배제한다는 조건을 세부요령에 규정해 놓고도, 실제로 그 조건이 지켜지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추천서를 계속 발급했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챙기면서 관리는 하지 않은 셈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이 같은 운영 방식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할당관세로 특정 품목 관세를 대폭 낮춰 싸게 수입해 싸게 공급하랬더니 허가받은 업체들이 싸게 사서 정상가로 팔더라”며 “악용 소지를 철저히 봉쇄하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엄정히 책임 물어라”고 지시했다.
“1kg 위반으로 수천 톤 전부 취소가 말이 되나”
수입업체는 추징 방식을 문제로 꼽는다. 정부는 45일 반출 조건을 단 한 건이라도 어기면 그 이후 추천분 전체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예컨대 10톤을 추천받아 순차적으로 반출하다 그중 1kg만 기한을 넘겼어도, 나머지 수천 톤 전체의 추천이 취소돼 기본세율 40%와 가산세가 한꺼번에 부과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파산 위기에 몰리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급 취소의 법적 근거도 의문을 제기한다. 민간 협회는 할당관세 운영 기간 중에만 추천 배제 권한을 갖는데, 할당관세가 종료된 이상 그 권한도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후적 취소 근거는 지난 4월 3일 관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마련됐다. 그 이전에 이뤄진 취소 처분의 적법성 문제가 남는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 “반출 기한 준수가 핵심”
반면 농식품부는 이는 수입업체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긴급 할당관세의 가장 큰 목적은 빨리 들어와서 시장에 풀리는 것”이라며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추천 기간 내에 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사례에서 소송을 건 수입업체들이 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 시절 국정감사에서도 할당관세 문제가 제기됐으나, 당시에는 수입 육류 확대로 인한 국내 농가 피해가 주된 쟁점이었다. 수입업체 측은 이번 감사청구의 경우 당시 정책을 믿고 따랐던 수입업체들의 피해와 행정 부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국정감사와 결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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