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DL에너지가 보유 중이던 칠레 화력발전소 지분 전량을 현지 투자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전소 운영 연한이 점차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DL에너지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해당 자산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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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코크레인 화력발전소 전경.(사진=Electrica Cochrane AES Gener) |
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DL에너지는 칠레 코크레인 화력발전소 운영 법인(Empresa Electrica Cochrane SpA) 지분 40%를 현지 투자업체에 전량 매각했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700억원 안팎에 거래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한 코크레인 화력발전소는 미분탄 발전소 2기 규모로 총 설비 용량은 550메가와트(MW)다. 이에 따른 연간 생산량은 3테라와트시(TWh)에 달한다. DL에너지 외에 공동투자자인 AES Gener SA가 지분 60%를 보유 중이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1150㎞ 떨어진 메히요네스 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DL에너지는 지난 2020년 6월 남미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일본 미쓰비시상사로부터 코크레인 화력발전소 사업 지분 40%를 인수한 바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스페인 에너지 회사 그리너지로부터 칠레 태양광 발전소의 사업권도 인수했다.
DL에너지가 코크레인 화력발전소 지분을 매각한 것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연한 도래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가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PPA는 발전소가 일정 기간 동안 전력을 특정 수요처에 판매하기로 맺는 장기 계약을 말한다. 고정 월 요금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연료비 및 규제 변화 등 변동비의 전가가 가능해,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특징이다.
실제 코크레인 화력발전소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현지 광산 업체와 발전 용량의 100%를 공급하기로 장기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발전소가 위치한 칠레 북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광산 밀집 지역이다. 생산된 전기는 발전소 인근의 3개 광산회사와의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모두 판매하게 된다.
이후 코크레인 화력발전소는 오는 2034년까지 79%, 2037년까지 26%로 점진적으로 발전량을 축소할 예정이다. 즉 현재 계획상 5년 뒤부터는 코크레인 화력발전소의 현금창출능력이 둔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코크레인 화력발전소의 지난해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FCF)는 4400만 달러(한화 약 599억원)다. 향후 유지보수 투자 축소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지속적인 FCF 창출이 전망된다. 배당금도 오는 2027년까지 1억 달러 수즌으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또 코크레인 화력발전소의 총부채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4년 말 3.0배에서 2027년 약 2.3배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4배, 부채상환커버리지비율은 1.6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DL에너지 관계자는 “투자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매각 적기라고 판단해 정리를 진행하게 됐다”며 “주주간 계약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설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DL그룹은 현재 DL에너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서 IPM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딜크로징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거래는 약 1조원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는 4000억원이 에쿼티로 조달되고 나머지는 홀드컴퍼니와 오퍼레이션컴퍼니로부터 일으킨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인수금융 주선사는 우리은행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