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이 2년 전 홈플러스에 1조3000억원을 대출하며 담보로 잡은 4조8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3분의 1 토막’으로 폭락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담보 여력이 부족해 홈플러스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하는 게 어렵다는 얘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과 김중현(메리츠화재)·김종민(메리츠증권) 사장 등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부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메리츠 경영진은 자신들이 선순위 수익권을 가진 홈플러스 부동산 담보신탁의 가치는 1조5000억~1조600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2024년 5월 홈플러스는 메리츠로부터 연 11.5~14% 이자율(YTM)에 1조3000억원을 빌리며 보유하고 있는 자가 점포 62곳 전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해당 점포들의 건물·토지 감정가액은 4조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의 주장대로라면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불과 1년 만에 가치가 68% 폭락한 것이다. 담보 가치를 냉정히 따지면 메리츠(선순위·잔여 금액 약 1조2500억원)와 하나증권(중순위·1500억원)의 몫을 가까스로 메울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시장에 알려진 수준에 못 미친다. 회생절차상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급매, 명도 비용 등 청산조정을 거쳐도 2조8174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봤다. 올해 2월 법원이 선임한 감정평가법인은 홈플러스 토지 가치를 2조7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메리츠 측은 “현재 실제 매각 시 실무적으로 현장 경험 풍부한 전문가들이 판단하기에 현실적인 가능한 가격은 최초 감정가 대비 40%에 못 미칠 수 있다”며 “여기서 최후순위로 질권을 또 설정하는 건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매각된 신내점·동광주점·유성점 등은 메리츠 주장보다 비싸게 팔렸다”며 “1조5000억원은 근거 없는 숫자”라고 반박했다.
송은경/하지은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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