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시장 들썩
지난달 말 신용대출 금리 6% 육박… 2월 출시 ‘생계비 계좌’ 가입 급증
개인회생 버티다 파산 신청도 늘어… “경영-일자리 교육 등 병행해야”

빚을 못 갚는 서민들이 개인 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인상되기 전부터 이미 시장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 회생을 신청한 뒤 다시 파산을 신청하는 ‘채무조정 재수’의 비율도 늘고 있다. 빚의 굴레에 생활비가 위협받다 보니 연체해도 압류를 피할 수 있는 ‘생계비 계좌’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단순히 채무를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맞춤형 지원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개인 파산 원인 1위 “생활비 부족”

최근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이미 시장금리가 올라 이자가 불어났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4.16∼5.85%(1등급·1년 만기 기준)로, 상단이 6%에 육박했다. 여기에 고물가로 지출 여력이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해 개인 파산 신청자의 파탄 원인을 조사한 결과, ‘생활비 지출 증가’라고 답한 비율이 48.76%로 전체 10개 항목 중 가장 높았다. ‘실직이나 근로소득 감소’라는 응답 비율을 3년 만에 제쳤다.
● 5대 은행 생계비 계좌, 두 달 새 2배로
대출 연체로 생계비마저 불안해진 서민이 늘며 은행들이 올해 2월부터 내놓은 ‘생계비 계좌’도 크게 늘었다. 생계비 계좌는 법원에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월 250만 원 내에서 생계비 목적의 자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통장이다. 1인당 1개만 개설할 수 있다.

● ‘채무조정 재수’ 비율 늘어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채무조정을 재차 신청하는 채무자들의 비율도 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파산 신청자 중 개인 회생 사건 신청 경험이 있는 채무자는 7.86%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통상 개인 회생으로 빚을 갚아 보다가 도저히 여력이 없으면 개인 파산으로 향한다.
유경원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재도산이 늘어나는 것은 3년 전, 5년 전의 경기 불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단순히 채무조정을 하는 데서 더 나아가 채무자들이 근본적으로 소득을 늘리도록 경영 및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사적 채무조정으로 법원 개인 회생 제도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사적 채무조정을 할 때 빚 상환이 어려운 개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좀 더 유연하게 맞춤형 채무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단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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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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