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일자리’ 대명사였던 車업계
전기차-AI 전환 투자비용 커지고… 자동화-로봇 도입, 인력 필요성 급감
폭스바겐-닛산 등 잇단 구조조정
미래차 맞춘 인력재편 골든 타임

생존을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감원과 공장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미래차 전환에 따른 투자 비용 문제도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는 대규모 정년퇴직에 따른 인력의 ‘자연 감소’로 인력 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위적 구조조정 대신 점차적 개편으로 미래형 생산 체계를 고민할 ‘골든타임’을 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현대차, 7년간 1만 명 정년퇴직 수순

과거 제조업 시대였다면 정년퇴직 인력 대부분을 같은 규모의 신규 채용으로 충원해야 했다. 그러나 생산 공정 자동화와 피지컬 AI 로봇 도입이 확대되고, 전기차와 SDV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중심으로 대체되면서 생산 공정이 단순해지고 있다. 같은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산 인력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계에서는 정년퇴직 인력을 과거처럼 모두 충원하기보다 필요한 직무 중심으로 신규 채용을 조정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 역시 2023년 기술직 공개채용을 재개했지만, 채용 규모는 매년 발생하는 퇴직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백 명 수준으로 조절하고 있다.
● AI발 패러다임 변화에… 생산직 줄고, 연구직 늘고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직군별 인적 구성이 변하는 과정”이라며 “생산 현장 인력은 줄고 있지만, 미래차 관련 연구직 등이 늘어 전체 인원은 7만 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정년퇴직 사이클을 단순한 인건비 절감의 기회가 아닌 노사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더 뽑고, 기본급을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에 집중했던 교섭 의제를 직무 전환 교육, AI 역량 강화, 새로운 보상 체계 마련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도요타는 2025년 춘계 노사협의에서 근속연수보다 역할과 기여도, 생산성 향상을 반영하는 임금·평가 체계 개편을 핵심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산업의 고용 형태가 단순 생산직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로봇 도입 등이 생산 현장에 미칠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미래에 걸맞은 인력 구조와 보상 체계를 찾아가는 것이 노사 모두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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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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