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토큰화, 자본시장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 [김앤장 핀테크·가상자산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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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토큰화, 자본시장 디지털 전환의 출발점 [김앤장 핀테크·가상자산 인사이트]

강현정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입력 : 2026.07.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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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토큰화는 부동산, 채권, 펀드, 예술품, 지식재산권 등 현실 세계의 자산 또는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고 이전·관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기존 자산을 디지털 형태로 바꾸는 기술적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자산의 발행, 소유권 기록, 유통, 결제, 수익 배분, 공시 및 투자자 보호 체계 전반을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금융 인프라의 변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자산 토큰화 논의는 기존 자본시장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발행·관리·거래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 혁신의 한 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산 토큰화의 핵심 장점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고가·대형 자산을 소액 단위로 분할해 투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부동산, 미술품, 사모펀드, 인프라 자산 등 기존에는 일부 고액 투자자나 기관 중심으로 접근 가능했던 자산을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해 소유권 이전, 배당·이자 지급, 권리 행사 등 사후 관리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할 수 있다. 셋째, 기존 금융시장보다 결제 주기를 단축하고 중개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넷째, 온체인 기록을 통해 거래 이력과 권리 변동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자산 관리와 감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시장의 성장과 규제 방향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은 자산 토큰화 분야에서 제도권 금융기관의 참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특히 토큰화된 국채, 머니마켓펀드, 단기 유동성 상품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블랙록(BlackRock)의 BUIDL, Franklin Templeton의 BENJI, Circle의 USYC 등 토큰화 국채·머니마켓형 상품은 미국 자산 토큰화 시장에서 가장 실질적인 활용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토큰화된 증권(Tokenized stocks), 즉 상장 주식 또는 ETF의 발행·유통 내역을 분산원장을 활용해 기록하는 토큰화된 증권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금융규제당국은 토큰화된 증권을 완전히 새로운 자산군으로 보기보다 기존 증권법 체계 안에서 해석하고 있다. 즉, 미국 SEC는 토큰화 자체가 법적 의무를 없애거나 새로운 면제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며, 토큰화된 증권도 발행, 유통, 중개, 보관, 공시, 사기 방지 등 기존 증권 규제를 원칙적으로 적용받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러한 토큰화 증권 거래는 일반 증권과 동일한 호가창을 사용하고, 청산·결제는 기존 예탁청산기관인 DTC를 통해 처리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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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토큰증권 제도의 도입과 확장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2월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공포되면서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증권의 발행·유통 등에 관한 정보를 기재·관리하는 토큰증권(Security Token)이 도입됐다. 아울러 증권사를 통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도 허용됐다. 투자계약증권이란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증권을 말한다. 그동안 비정형적 특성 때문에 증권사를 통한 유통이 어려웠으나,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증권화하여 자본시장을 통한 사업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제도와 인프라의 세부 설계를 위해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있으며, 이번 7월 중 발표를 목표로 하위법규 개정안 및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초기에는 조각투자 중심으로 제도가 안착되겠지만, 향후에는 주식, 채권, MMF 등 보다 정형화된 전통 금융상품의 토큰화로 단계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온체인 결제 등 증권의 권리, 거래, 결제 전 단계의 혁신에 대비한 인프라 변화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시장 확산을 위한 과제

다만 자산 토큰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기초자산의 가치평가와 실재성 검증이 중요하다. 조각투자형 상품은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직접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행인이 제시하는 가치평가가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토큰 보유자가 가지는 권리의 법적 성격이 명확해야 한다. 수익권인지, 채권인지, 지분권인지, 투자계약상 청구권인지가 불명확하면 분쟁 발생 시 투자자 보호가 어려워질 수 있다. 셋째, 유통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발견 기능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토큰화가 가능하더라도 실제 거래가 부족하면 투자자는 원하는 시점에 매도하지 못할 수 있다. 넷째,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전통적인 청산·결제 인프라와의 연계도 필요하다.

자본시장 디지털 전환의 기반

이번 토큰증권 제도의 도입은 증권의 발행, 유통, 결제, 권리 관리 방식을 보다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자산 토큰화가 실질적인 자본시장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법적 안정성, 투자자 보호, 유동성 있는 유통시장,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인프라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토큰증권은 기업과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을, 투자자에게는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며 자본시장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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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정 변호사는 증권 및 금융 규제, 컴플라이언스, 핀테크·전자금융, 개인정보보호 분야에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고, 최근에는 디지털자산과 AI 관련해 여러 금융회사에 대한 자문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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