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견조하게 버티고 있지만 젊은 층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대졸자 실업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고용주들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신입 채용을 꺼린다는 의미로, 고용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1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개월 동안 신입 대졸자들의 실업률 평균은 6.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전체 실업률 4.2%보다 2.4%포인트 높은 수준이자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급등을 제외하면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대졸 실업률은 일자리를 찾는 20~24세 중 최소 학사 학위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젊은 대학 졸업생들은 일반적으로 더 오래 일해 온 동료들보다 실업률이 높지만 양측 간 실업률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학사 학위를 가진 35~44세의 실업률은 지난 12개월 동안 2.2%로 이전 기간 1.8%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청년 실업률 증가는 앞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보고서와도 일맥상통한다. 뉴욕 연은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신입 대졸자 노동 시장 상황이 “현저하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미 노동 시장에 진입한 젊은 대졸자들조차 상황이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뉴욕 연은은 올해 1~3월 22~27세 대졸자 실업률이 평균 5.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사업체와 소비자 신뢰를 흔들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젊은 대졸자와 일반 실업률 격차는 뉴욕 연은이 비교 분석을 시작한 35년 만에 가장 컸다.
경제학자들은 젊은 층 실업률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채용 둔화를 지적했다. 이는 모든 구직자에게 해당되지만 첫 진짜 일자리를 찾으려는 신입 졸업생들에게 특히 심각하다.
구직 사이트 인디드 소속 경제학자인 코리 스탈레는 “기업들이 방어적으로 나서면서, 처음으로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근로자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채용 플랫폼 링크트인에 따르면, 2019년 4월 이후 초급 직책 채용은 17% 감소했다. 코리 캔텐거 링크트인 미주 총괄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보건, 건설, 교육 부문의 고용은 증가했지만 금융과 기술 등 전통적으로 대학 졸업생을 뽑는 다른 부문의 고용이 감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