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 人터뷰]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지역 특산물 활용 ‘한미 콜라보 버거’… 농가엔 경제 활력, 고객엔 신뢰 줘
아시아 전략회의 9월 韓서 첫 개최… 한국 시장 관심-위상 그만큼 높아져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만난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51)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대표적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활동으로 꼽으며 “고객에게는 국산 식재료에 대한 신뢰와 만족을, 지역 농가에는 경제적 활력을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한국의 맛 프로젝트 네 번째 시리즈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를 선보였다. 이 메뉴는 한국맥도날드가 경남 진주의 특산물인 고추를 장아찌로 가공하고, 이를 크림치즈와 조합해 만든 한정판 햄버거다. 15개월간의 연구 끝에 출시된 제품은 한 달 만에 2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한국의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만든 ‘한미 콜라보 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 ‘한미 콜라보 버거’ 완성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2020년 한국맥도날드에 마케팅 상무로 합류한 김 대표의 작품이다. 그는 2021년 창녕 갈릭 버거를 시작으로 보성, 진도, 진주 등 각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정판 메뉴를 매년 한 개씩 선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품질과 함께 상생도 중요한 가치로 삼아 왔다. 그는 “지역에서 식재료를 조달하면 그 자체로 해당 지역에 큰 활력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맛 프로젝트 광고는 그 지역 실제 주민들을 캐스팅해 촬영했다. 김 대표는 “광고 촬영 후엔 어르신들이 ‘이게 내 인생 한 번뿐인 특별한 추억’이라고 말하면서 즐거워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연결되는 상생의 가치”라고 말했다.
올 9월에는 맥도날드 아시아의 전체 전략을 논의하는 ‘아시아 비즈니스 유닛(ABU)’ 회의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다. 한국맥도날드는 이 회의에서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비롯한 한국 본사의 우수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의 맛’ 관심회의 이후 참석자들은 실제 매장을 방문해 한국에서 개발한 대표 메뉴를 시식하는 시간도 갖는다. 김 대표는 “최근 K드라마, K팝, K푸드 열풍과 맞물려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과 위상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의 사회공헌 활동은 한국의 맛 프로젝트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맥도날드는 매해 ‘맥도날드 해피워크’라는 걷기 행사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조성한 기부금을 ‘RMHC(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재단)’에 전달하고 있다. RMHC는 전 세계 60여 개 나라에서 중증 아동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병원 근처 제2의 집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를 건립하고 운영하는 활동을 한다. 한국맥도날드는 25일 5000여 명이 참가한 ‘2025 맥도날드 해피워크’ 행사를 열고 조성된 2억1625만 원을 RMHC에 전달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 한국맥도날드의 경영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맥도날드가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37년째다. 198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1호점을 열었을 당시 연 매출은 17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2502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17억 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맥도날드가 ‘좋은 이웃이자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사람과 품질,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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