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이 암호화폐 거래소 CEO의 가족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8시20분쯤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암호화폐 사업가 딸을 납치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암호화폐 거래소 페이미엄(Paymium)의 CEO 딸이었다. 그는 남편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납치당하지 않고 구출됐다. 임신 5개월인 여성은 정신적 충격으로 치료를 받았고 남편은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운전자를 포함한 납치범 4명은 현재 도주 중이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급박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평화롭게 길을 걷던 여성 앞에 배송회사 ‘크로노포스트’ 로고가 부착된 흰색 차량이 멈췄고, 차량 트렁크에선 눈만 내놓은 채 검은 복면으로 얼굴은 가린 남성 3명이 뛰어내렸다.
이 여성은 길거리에 드러누우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여성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여성을 끌어안은 채 온몸으로 괴한들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어 머리에선 피가 흘러나왔다.
괴한들은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납치범과 몸싸움하던 피해자들의 비명을 듣고 시민이 모여들었다. 한 시민은 소화기를 들고 나와 납치범들에게 달려들며 이를 저지했다. 납치범들은 결국 포기하고 밴에 올라탔고, 이 시민은 멀어지는 밴을 향해 소화기를 던졌다.
당시 피해 여성은 괴한들이 소지한 총기를 빼앗아 거리에 던졌는데, 이 총기는 모조품으로 밝혀졌다.
소화기로 납치 시도를 저지한 시민은 매체에 “(피해 여성의) 남편이 (납치범에게) 머리를 여러 번 맞았지만 절대 아내를 놓지 않더라”며 “(납치범들은) ‘여성을 납치하는 게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거다. 내가 소화기를 가져온 것보다 남편의 노력이 그들을 포기하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파리 검찰청은 납치 미수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으며 조직범죄 수사대가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프랑스 암호화폐 CEO나 가족을 목표로 삼은 최근의 범죄 사건 중 하나다. CNN은 “최근 몇 달 동안 2건의 공격과 2023년 이후 최소 5건의 공격을 포함해 프랑스 내 급성장하는 암호화폐 업계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폭력 사건 중 가장 최근의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암호화폐 회사 레저(Ledger)의 공동 창립자 다비드 발랑이 아내와 함께 자택에서 납치돼 1000만유로(약 157억원)의 몸값을 요구받았다. 발랑은 손가락이 절단되는 상처를 입었으나 경찰 작전으로 구출됐다. 지난 3일에는 백만장자 암호화폐 사업가 아버지를 납치하고 아들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사건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