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美 고철 수거업체 1.2조 인수…韓 기업들 '초긴장'

4 weeks ago 10

입력2025.08.22 14:46 수정2025.08.22 14:46

도요타, 美 최대 폐차 고철 수거업체 1.2兆 인수…포스코·현대제철, A급 원료 수급 차질 빚을까 ‘긴장'

도요타그룹이 미국 최대 금속 재활용기업 래디우스를 인수하고 도요타 차량을 폐차할 때 나오는 스크랩(고철) 수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기로를 돌리기 위해서는 질 좋은 스크랩이 필수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원재료 수급선 및 가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종합상사 도요타통상은 최근 래디우스를 9억7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에 인수하는 절차를 마무리 했다. 래디우스는 미국 최대 스크랩 업체다. 미국 전역에 있는 100여개 재활용 센터에서 연간 60만대 이상의 차량을 폐차하고 450만t의 스크랩을 생산한다. 이중 약 43%를 미국 내에 판매하고, 나머지 29%는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로 수출한다.

도요타그룹이 래디우스를 품에 안은 이유는 명확하다. 자동차 생산→판매→폐차→재활용의 순환 시스템의 핵심 고리를 완성시켜 북미에서 판매된 도요타 차량이 폐차되는 순간부터 다시 도요타그룹의 강재 자원으로 돌아오게 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폐차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은 불순물이 적고 품질이 균일한 A급 자원으로 분류된다. 차량 1대에선 보통 1t의 스크랩이 발생하는데, 특히 자동차 외판, 섀시 등에서 나오는 프레스 스크랩은 전기로에서 고급강을 생산하는 데 필수 원료로 쓰인다.

도요타는 2010년대 들어 연간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했다. 미국 자동차의 평균 수명이 평균 16년인 것을 고려하면 그동안 매년 판매한 차량과 비슷한 수의 도요타 차량이 폐차되는 셈이다. 도요타통상이 래디우스를 통해 도요타 폐차의 상당수를 회수하는데 성공하면 미국 내에서는 스크랩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 철강업계다. 한국은 미국에서 연간 최대 10만~70만t의 스크랩을 수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에 연산 250만t규모 전기로 설비를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품질 좋은 스크랩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요타의 시장 지배력 커질 경우 한국으로 들어오는 스크랩 물량이 줄거나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에 연산 270만t 규모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안정적으로 돌리려면 매년 비슷한 규모의 스크랩을 현지에서 조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도요타그룹이 래디우스를 통해 북미 내 스크랩을 그룹 물량으로 묶을 경우 현지에서 자원을 조달하는데 차질을 빚거나 최소한 가격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 탈탄소 목표에 따라 스크랩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난항을 겪을 수도 있는 고급 스크랩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내외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