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맡았어요" 인기 폭발…투자자 몰리자 600억 뚫었다

14 hours ago 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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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세가 다소 잦아든 사이 은 가격이 급등하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재정악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자 은에도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분위기다. 은 통장(실버뱅킹)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여러 관련 상품으로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점치면서도 경기 변동에 따른 하락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투자에 붙는 세금과 수수료 등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버뱅킹 잔액 600억 돌파

14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은 선물(7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12일 트로이온스당 36.46달러까지 올랐다. 올 들어서만 24.6% 뛰었다. 지난 10일엔 장중에 37.02달러까지 치솟으며 2012년 2월 29일(37.23달러)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무역분쟁과 정부 재정악화 우려에 따른 미국 달러와 국채의 동반 약세로 안전자산 투자수요가 급증하면서 은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산업현장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은값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은은 반도체, 전자기기,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산업에서 두루 쓰인다.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값이 먼저 크게 뛰었다보니 비교적 덜 올랐던 은이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 12일 기준 금은 교환비율(선물가격 기준)은 93.7배로 1년 전(79.6배)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 지표는 금 1온스를 사기 위해 얼마나 은이 필요한지를 나타낸다.

거듭 뛰는 가격에 국내에서도 은 투자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잔액은 지난 12일 627억원으로 지난해 말(445억원)보다 40.8% 불어났다. 계좌 수(1만8580개)도 같은 기간 1704개 늘었다. 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버뱅킹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증권사 계좌로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도 뛰고 있다. ‘KODEX 은 선물(H) ETF’는 올해 19.0%(13일 기준) 상승했다.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H) 상장지수증권(ETN)’도 이 기간 36.7% 올랐다.

공급 뛰어넘는 수요…상승세 이어질듯

금융시장에선 당분간 은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여전한데다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은 공급량은 약 10억1510만온스로 수요량(약 11억6410만온스)보다 1억4900만온스 적었다. 이 기관은 올해도 수요가 공급보다 1억온스 이상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왕영이 신한 프리미어 PWM도곡센터 PB팀장은 “수요가 늘고 있지만 멕시코 페루 등 주요 생산국의 채굴량 감소로 공급이 증가하긴 어렵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로 지금보다 달러 가치가 하락한다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부각돼 은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재 성격을 겸비했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추세라면 하반기에는 은값이 4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은은 금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큰 낙폭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에 붙는 각종 비용도 고려할 점으로 꼽힌다. 은화나 실버바를 직접 사면 곧바로 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한다.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지만 거래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최소 15% 이상 올라야 수익이 난다. 실버뱅킹과 ETF를 통한 투자는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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