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체수가 늘어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사람 몸에 달라붙는 등 시민 불편이 커지는 가운데, 살충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콘텐츠를 활용한 공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대응을 위한 통합관리 방안’ 정책리포트에서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동아시아 러브버그 분포 확률 예측 모델에서 현재와 같은 추세로 기온 상승이 지속되면 2070년에는 한반도 전역에 러브버그의 확산이 예측된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살충제를 중심으로 한 화학적 방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생활화학제품과 살생물제의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제기된 만큼 보다 친환경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 사건(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2019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며 “국내에서 제조·수입되는 살생물물질 및 제품은 판매·유통 전 환경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선진국의 친환경 해충 관리 전략을 예로 들었다. 즉 살충제는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연구원은 “국외 주요 기관들도 통합해충관리(IPM)의 기본 개념에서 ‘화학물질 사용 최소화’를 최우선 방제 기준으로 두고 있다”며 “비화학적 방제의 적용이 어려운 경우만 화학물질을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되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또 민간 콘텐츠를 활용해 러브버그와의 공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물에 사는 동물인 해면을 활용한 만화영화 ‘네모바지 스펀지밥’처럼 캐릭터화를 통해 친환경 생물로 인식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최근 정부부처와 지자체에서 홍보방안으로 흔히 활용되는 1인 미디어(유튜브 등)을 통한 홍보 계획을 짠다면 교육 위주 콘텐츠는 시민들의 흥미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곤충과 관련된 흥미 요소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곤충(러브버그·동양하루살이 등)을 친환경 생물로 인식시키는 콘텐츠 개발은 생태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이와 유사한 예로 네모바지 스펀지밥의 작가는 해양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흥미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유도한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