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복관세 면제 추진
취임 100일날 미시간주 방문
車중심지서 업계 불만 달래기
30일 백악관서 '100일 행사'
현대차·소뱅·도요타 등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완화 조치에 나선 건 관세 충격을 받은 미국 자동차업계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동시에 관세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취해 경기 침체 등 시장 우려도 진정시키려는 포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미국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를 방문하기에 앞서 자동차 관세 완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미시간주는 미국 제조업의 쇠락을 뜻하는 러스트벨트 지역 중 한 곳이다. 취임 100일 기념으로 자동차업계에 '관세 완화'라는 선물을 안기는 것은 자동차산업이 미국 제조업을 대변하는 동시에 전체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민감한 품목인데 관세발 자동차 가격 인플레이션 염려도 제기된다. 리서치회사 앤더슨이코노믹그룹에 따르면 자동차 관세로 일부 고급 수입차 가격은 최대 2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소형 세단 등도 2500~4500달러나 인상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자동차 빅3(포드·GM·스텔란티스)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자동차 관련 관세가 모두 부과되면 미국 자동차 생산이나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부터 완성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5월 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고율 관세 때문에 생산과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미국 내 자동차업계와 노동계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포드는 성명을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 공급업체, 소비자에 미치는 관세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나 위대한 미국 노동자들과 중요한 제휴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에서 후퇴하게 된 또 다른 배경으로는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로비와 함께 기업인·경제전문가들의 압박도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미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행정부 출범 후 100일간의 성과를 홍보하는 '미국에 투자하라(Investment in America)' 행사를 연다. 20여 개의 초청 대상 기업에는 지난달 총 210억달러(약 30조2000억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현대자동차가 포함됐다. 엔비디아와 존슨앤드존슨, 제너럴일렉트릭(GE), 소프트뱅크, 도요타자동차 등도 초대를 받았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