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황’ 황성빈이 황당 실책 이후 칼 교체를 당한 이후 분노의 주먹질을 했다.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는 3연승을 질주했다. 왜일까?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경기서 7-4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주말 홈 3연전 첫 경기를 잡은 롯데는 3연승을 달리며 리그 순위 3위 자리도 지켜냈다.
하지만 과정만 보면 경기 도중 황당한 실책이 빌미가 돼 KIA에게 막바지 1점 차 까지 추격 당했을 정도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는 막판 집중력을 다시 되살렸고 끝내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갔다. 그 와중에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황성빈은 2루타를 때려낸 이후 실책을 범하고 질책성으로 교체된 이후 주먹으로 에어컨을 내려치는 등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사건은 경기 중반 벌어졌다. 이날 롯데는 4회 초 선발 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위즈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실점을 먼저 한 이후 4회 말 곧바로 윤동희의 홈런 등을 묶어 3점을 뽑아 경기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5회 초 곧바로 데이비슨이 오선우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팽팽한 승부서 롯데가 다시 앞서갔다. 6회 말 한태양이 윤동희와 손호영의 연속 안타 이후 잡은 무사 1,2루 기회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페이크 번트&슬러시로 안타를 다시 경기 균형을 무너뜨리는 중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후 롯데는 유강남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냈다. 스코어 5-3으로 다시 롯데의 리드.
롯데는 7회 초 필승조 최준용을 올려 지키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무더위 속 용광로처럼 뜨거워진 사직구장의 온도와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1사 이후 박찬호의 평범한 중견수 방면 뜬공 타구를 황성빈이 잡지 못하고 포구 실책을 범한 것이다. 박찬호는 발 빠르게 2루까지 내달렸고, 결국 경기 흐름은 1사 2루의 위험한 득점권 상황으로 순식간에 바뀌고 말았다.
‘명장’ 김태형 롯데 감독도 곧바로 손을 돌리며 황성빈을 교체했다. 확연하게 문책 성격이 담긴 교체였다. 앞선 6회 말 2루타를 때려내며 이날 답답했던 자신의 흐름을 바꿨던 황성빈은 부족했던 집중력과 모자랐던 타구 판단으로 결국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스스로도 자책하는 마음이 강했던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글러브를 얼굴로 가리고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성빈은 더그아웃에서 일명 ‘코끼리 에어컨’이라고 불리는 이동용 에어컨의 ‘코 모양’ 배관을 주먹으로 가격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교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이라기 보단 스스로도 자신의 플레이를 용납하지 못하는 듯 자책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롯데는 이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서 최형우에게 희생플라이로 1실점을 허용, 1점 차 쫓기게 됐다. 하지만 홍민기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낸 이후 7회 말 나온 한태양의 2타점 쐐기 적시타로 잡은 3점 차 리드를 잘 지켜내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기에 경기 중반 이후 나온 황성빈의 실책성 플레이는 이날 승부를 좌우할 수 있었을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그런 상황 가장 하지 말았어야 할 실책을 범한 황성빈은 그 장면과 순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롯데 선수단도 어이 없는 플레이를 타산지석 삼아 끝까지 승부에 대한 열망과 집중력을 놓지 않고 3연승을 완성해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