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롯데를 더 좋아했죠."
일본의 3대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은 자체적으로 국가·기업별 신용등급을 산출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들 은행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한국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영향력이 큰 대기업이어서다.
메가뱅크뿐 아니라 일본의 보수적인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도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이들은 롯데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장바구니에 담아도 한국 국채는 외면했다. 2020년대 들어 일본 기관의 한국 국채 매입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일본 투자자들의 ‘입맛’이 급변하고 있다. 이번주 사흘(3월 30일~4월 1일) 동안에만 한국 국채를 조(兆) 단위로 쓸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채권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번주 사흘(3월 30일~4월 1일) 동안 국고채 4조3000억~4조5000억원어치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9조4891억원)를 감안하면, 사흘 만에 한 달 유입액의 절반에 가까운 자금이 시장에 들어온 것이다.
국채당국은 이 중 상당 부분을 세계국채지수 WGBI 추종 자금으로 보고 있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가 한국 국고채 ‘쇼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입 자금 가운데 상당액은 일본 공적연금(GPIF)을 비롯한 일본계 자금으로 추정된다. 일본 자금은 WGBI 추종 자금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일본계 자금이 WGBI 편입을 계기로 한국 채권을 쓸어 담은 것이다. 국내 국채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금이 이날을 전후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뭉칫돈’을 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일본 채권 투자자들은 선진국 채권 위주의 ‘편식’을 해왔다. 한국에서는 사실상 롯데 계열사 회사채 정도에만 투자했다. 미즈호를 비롯한 일본계 기관은 2010년대 중반까지 롯데그룹 회사채의 주요 투자자였다. 미즈호 서울지점은 한때 국내 유가증권 투자 자산의 절반가량을 롯데 계열사 채권으로 채우기도 했다.
최근 롯데그룹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한국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일본계 자금이 WGBI 편입을 계기로 다시 복귀하는 분위기다. 한국 국채의 ‘가성비(가격 대비 수익성)’도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기준 ‘AA(안정적)’, 무디스 ‘Aa2(안정적)’, 피치 ‘AA-(안정적)’이다. 이는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한국 국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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