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CEO 재임 5년간 주가 90% 올라
경영 위기 겪는 구찌 모회사 ‘케링’ 회생 미션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를 이끌어 온 루카 데 메오 최고경영자(CEO)가 구찌의 모기업인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케링은 르노의 실적 반등을 이끈 데 메오를 영입해 회생을 꾀한단 계획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케링이 데 메오 CEO를 영입해 그룹 경영을 맡길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데 메오 CEO는 2020년 르노 CEO를 맡은 후 제품 포트폴리오와 비용 구조를 크게 강화해 르노를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탄탄한 실적을 내는 회사 중 한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사업 기반이 유럽에 집중돼 있어 경쟁사인 독일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데 메오 CEO가 르노를 이끌어 온 5년 동안 주가는 약 90% 올랐다.
구찌 외에도 생 로랑과 발렌시아가를 갖고 있는 케링 그룹은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 겸 CEO가 20년간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핵심 브랜드인 구찌가 경영 부진을 보이며 회사가 어려워졌다.
케링의 주가는 지난 3년간 약 70% 하락해 시가총액이 210억 유로로 줄었다.
FT는 “케링의 고비용 인수합병과 부동산 거래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전 발렌시아가 디자이너 뎀나를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한 것도 논란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케링은 회장과 최고경영자직을 분리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은 데 메오 CEO에게 맡기고 피노 회장 겸 CEO는 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링 측은 이런 전망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데 메오 CEO는 다음달 15일까지 르노에서 일한다. 르노 이사회는 새 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