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06월16일 19시1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부진한 유통 업황에 조(兆) 단위 몸값을 기꺼이 지불할만한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롯데카드 역시 매각을 본격화했지만 시장 반응이 미지근한 분위기다.
홈플러스 M&A 승인돼도 ‘산넘어 산’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와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회생법원에 홈플러스 인가 전 M&A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주 중 승인 결과가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이 법원에 지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약 2조5000억원)는 청산가치(약 3조7000억원)보다 낮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는 인가 전 M&A를 적극 지지한다면서 보유 중인 홈플러스 지분 2조5000억원 어치를 전량 무상 소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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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MBK가 홈플러스 매각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매각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우선 오프라인 유통업 업황 자체가 좋지 않다. 경쟁사인 롯데(롯데마트)와 신세계(이마트) 역시 실적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그나마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1333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28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홈플러스는 이미 작년 3142억원 손실을 내는 등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몸값을 낮춰도 최소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적자 기업 홈플러스를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노조의 반대도 예비 인수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홈플러스는 2만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조도 강성에 속한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인가 전 M&A 추진에 대해서도 대주주인 MBK의 직접 투자를 촉구하는 한편 사모펀드 재매각이나 점포·분할 매각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전 장기화 조짐
롯데카드 매각전도 장기화 할 분위기다. MBK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 59.8%와 우리은행 지분 20%를 함께 매각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1조8000억원에 인수한지 약 6년 만이다. 하지만 여전히 별 다른 협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매각 성사 열쇠도 몸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022년에도 매각을 한 차례 시도했지만 3조원이라는 높은 눈높이를 만족시킬만한 원매자를 찾지 못해 실패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를 의식한 듯 이번에는 눈높이를 2조원대로 낮춰다. MBK는 또 이번 매각을 위해 롯데카드가 보유하던 로카모빌리티 지분을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무엇보다 최근 고려아연 사태에 이어서 홈플러스까지 MBK가 연이어 구설에 오른 점도 매각에는 부정적인 요인일 수밖에 없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관련 리스크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결국 급한 것은 매각하려는 쪽인만큼 원매자 쪽에서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