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한-대만, 반도체 넘어 新 동맹 짤 기회”

3 hours ago 2

레오 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 시니어 부사장 인터뷰
“콘텐츠·AI·제조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 진입하고자”
CVC·전통 제조업 기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 등록 2026-06-18 오후 3:07:04

    수정 2026-06-18 오후 3:07:04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대만은 더는 한국을 반도체 경쟁자로만 보지 않는다."

레오 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Startup Island TAIWAN) 시니어 부사장 전한 말이다. 우 부사장은 "스타트업 생태계 관점에서 한국은 콘텐츠·소비자 서비스·디지털 애플리케이션 역량을 가진 파트너"라며 "대만이 지닌 제조·공급망·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과 함께 미국·일본 등 제3시장으로 나가고자 한다"고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은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산하 기관이다. 대만 스타트업 생태계 빌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대만에 진출하는 해외 스타트업에 도움을 준다. 또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현지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지 않는다.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산업협회, 지방정부 등을 해외 시장과 연결해준다.

레오 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 시니어 부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세션4에서 '글로벌 자본, 로컬 성과: 크로스보더 투자전략'이란 주제로 패널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2026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는 '사이클을 넘어: 구조적 변화에서 찾는 투자기회'를 주제로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사모대출 등 급변하는 투자 환경 속 핵심 자산군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콘텐츠·디지털 역량 지닌 韓과 글로벌로"

레오 우 시니어 부사장은 각 국가와 협력하기 위한 아이디어나 방법론을 세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대기업·정책 관계자들과 협력하고자 관계 형성에 주력했다. 우 부사장은 "일부 한국 대기업과 '어떤 사업부가 대만과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제3국 공급망으로 함께 진입하고자 함"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그는 양국이 함께한다면 일본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봤다. 일본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해외 스타트업이 현지 시장에서 겪는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그는 양국 스타트업이 일본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 시장에서 함께 큰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그는 현재 일부 대만 VC가 한국 시장을 더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귀뜸했다.

그는 반대로 일부 국내 투자자도 이 같은 동맹 구축에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에서 열리는 국제 정보통신기술 박람회(COMPUTEX)에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 IT, 반도체 관련 전시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과 같은 주요 인물이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타이베이에서 전략을 발표한다.

그렇다면 대만과 반도체 이외에 국내 관계자들이 협력하기 좋은 영역은 무엇일까. 그는 문화·콘텐츠 영역을 1순위로 꼽았다. 현지에서 한국 문화에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고, 제품 구매력도 올라가 자연스러운 시너지가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엔터테크' 생태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독특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업계와도 색체가 다르다"며 "영화·웹툰·K팝·콘서트 등 문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비즈니스화한 경험을 대만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키운 대만 스타트업…CVC가 성장 견인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이 발행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이했다. 팬데믹 영향으로 글로벌 벤처 생태계가 주춤했던 시기다. 대만 초기 단계 스타트업 시장 투자 금액은 2020년 428건 거래에서 15억 1800만달러(약 2조 2767억원)에 달했다. 이듬해 512건 거래에서 29억 2400만달러(약 4조 3854억원)가 됐다.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대만 정부가 공급망·경제 재구축 방안을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스타트업 지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병원·통신사·정부가 같은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했다. 이때 스타트업이 방역, 데이터 관리, 온라인 서비스, B2B 디지털 전환을 도왔다.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린 이유다.

이 밖에도 대기업 전략적 투자자(SI)도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운 원동력이 됐다. 대만은 초기 투자에서 CVC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다. 레오 우 부사장에 따르면 대만 초기 투자자 중 약 60~70%가 CVC 소속일 정도다. 이들은 자사 사업 전환에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과 AI 기업에 투자한다.

그는 대만 남부 지역, 특히 타이난시를 예로 들었다. 타이난 고속도로를 경계로 왼쪽에는 TSMC 공장이 있다. 오른쪽은 전통 제조업체가 즐비한 지역이 나온다. 전기차나 오토바이 같은 모빌리티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이다. 이곳 2세대 경영자들은 젊고, 해외 유학파 출신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CVC가 만들어졌다.

1세대 창업자들이 고령화하면서 헬스케어 투자도 늘었다. 의료기기·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사업부를 만드는 식이다. 현재 대만은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바이오메디컬 △사이버보안 △그린에너지 △반도체 칩 △5G와 같은 첨단 산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5~6년간 상당수 스타트업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탄생했다. 바이오메디컬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간 융합도 활발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그는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이 세운 장기 목표가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 구축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을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연결 허브로 만들고자 한다"며 "지리적으로도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잇기 용이해 공급망을 활용하기에도 탁월하다는 구상이다"고 전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