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향후 10년간 올인”…유럽 투자 늘리는 글로벌 PE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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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 "향후 10년간 유럽에 5000억달러 투자" 선언
미국 지고 유럽 떠오르자 차세대 성장 거점 삼고 투자
글로벌 PE 자본, 10년 전만 해도 20%대…지금은 43.7%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최근 유럽 투자 확대 선언

  • 등록 2025-06-12 오전 10:19:17

    수정 2025-06-12 오전 10:19:17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유럽행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규제 강화 환경이 유럽의 산업 구조 변화 및 저평가 자산의 등장과 맞물리면서 미국에 집중됐던 자본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운용사들까지 유럽을 차세대 성장 거점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나서면서 현지 자본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12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운용사 블랙스톤은 향후 10년간 유럽에 최대 5000억 달러(약 685조원)를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스티브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유럽은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고, 이는 (투자 시) 향후 높은 성장률로 이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 센터 중심의 부동산 섹터가 특히 유망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블랙스톤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 센터 부지를 보유한 민간 투자자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미국의 데이터 센터 운영사이자 유럽에 거점을 보유하고 있던 QTS 리얼티 트러스트를 약 10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유럽 투자를 본격화했다. 이후 2023년부터는 유럽 내 본격적인 데이터 센터 부지 개발 및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스페인 및 영국 업체들과 함께 초대형 데이터 센터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블랙스톤의 이번 선언은 글로벌 사모투자 시장에서 유럽이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높은 금리와 규제 강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흔들리는 미국에 비해 유럽은 상대적으로 정책 리스크가 낮고, 구조개혁이 활발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저평가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는 자산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운용사들은 유럽에 관심을 늘려왔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집계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유럽은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발 자금 유치에서 평균 20% 초반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분기 기준 그 비중이 43.7%로 크게 늘었다. 글로벌 운용사들이 유럽을 겨냥한 초대형 인프라 펀드를 속속 마감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운용사는 블랙스톤뿐이 아니다. 블랙스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운용사이자 최근 들어 유럽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유럽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짐 젤터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대표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유럽에서)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인프라 확충,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포착되고 있다”며 “독일 시장에서만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조업 중심이었던 독일은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기술 중심 경제로 전환되고 있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이는 대규모의 민간 자본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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