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ESG는 '그린워싱'에 불과"…통일된 기준 마련해야 [M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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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이 지난 4일 서울 공덕역 프런트원에서 열린 ‘2025 지속가능 마이스 매니지먼트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은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불과합니다.”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은 지난 4일 마포구 공덕동 프런트원에서 열린 ‘2025 지속가능 마이스 매니지먼트 포럼’에서 관광·마이스 산업 전반에 겉으로만 친환경을 앞세우는 ‘그린워싱’이 만연해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기업에서 운영 중인 친환경 규정의 53%는 모호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고 40%는 구체적인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도 부족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외에서 운영 중인 ‘친환경 라벨’은 기준이 각기 달라 신뢰도가 떨어지는 만큼 더욱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날 관광·마이스 업계에 만연한 그린워싱의 원인으로 의지와 실천 사이의 괴리를 꼽았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공급자 중심의 ESG 경영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으로 진입 장벽을 낮춰 지속가능한 여행, 친환경 여행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씨트립이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성 리포트를 예로 제시하며 “지난해 여행 목적지를 선정할 때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소비자는 92%에 달했지만, 실제 실천 비율은 56%에 그쳤다”며 “지속가능성의 중요성,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실제로 선택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얘기”라고 강조했다.

랜디 더반드 GSTC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공덕역 프런트원에서 열린 ‘2025 지속가능 마이스 매니지먼트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유엔 산하 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 랜디 더반드 대표는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할 수 있는 글로벌 ESG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업 현장에서 아무리 ESG를 실천하려 해도 호텔, 컨벤션센터, 운송수단 등 각자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것. 그는 “GSTC가 2008년부터 관광·마이스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글로벌 ESG 기준을 마련해 무료 배포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리더십은 ESG 실천을 확산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봤다. 더반드 회장은 “2030년까지 모든 호텔에 GSTC의 ESG 기준 적용을 의무화한 튀르키예는 전체 1500여 개 호텔을 대상으로 3단계 강제이행 시스템과 페널티 체계를 구축했다”며 “지난해 30%를 달성한 데 이어 2026년까지 70% 수준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SG 실천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선입견에서도 벗어나라고 조언했다. ESG를 현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를 위한 ‘착한 경영’(good management), 미래를 위한 투자로 봐야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중동 지역 힐튼 호텔은 신규 설비 투자 없이 기존 시스템 개선만으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 61%를 줄이면서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ESG 실천을 위해 반드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태양광, 고효율 장비가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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