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주가폭락 겹치자
머스크에 '경영 집중' 압박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뒤를 이을 후임 CEO 물색 작업에 착수했다. 머스크가 정치적 활동에 전념하면서 회사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들끓은 탓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테슬라 이사회가 글로벌 헤드헌팅 업체들에 머스크를 대신할 CEO 후보자 물색을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후임자를 찾는 작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머스크가 차기 CEO를 구하려는 이사회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아울러 머스크를 포함해 8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사외이사 1명을 추가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사회가 후임 CEO 물색에 나선 배경은 머스크의 업무 소홀이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특별 공무원' 신분으로 연방정부 개혁에 몰두했다. 특히 대규모 인력 감축을 주도하면서 미국 내에서 반감이 커졌다. 대외적으로는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하며 유럽에서도 반감을 샀다.
머스크가 정치 활동을 위해 워싱턴DC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테슬라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졌다. WSJ에 따르면 이사회는 후임자 찾기에 나선 시점을 전후해 머스크에게 테슬라 운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머스크는 이를 수용했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대중의 반발을 사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실적 충격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발표된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억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나 감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독일·중국에서 판매가 저조한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올해 테슬라 주가도 연중 25.61% 급락한 상태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다음달(5월)부터 테슬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