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기업이 세계 1위…창업붐 이끈 D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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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은 세계 1위 드론 기업 DJI를 배출한 곳이다. 2012년 창업한 DJI는 초기엔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 2013년 ‘팬텀(Phantom)’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전환점이 찾아왔다. 조립이 필요 없고 꺼내자마자 바로 날릴 수 있는 팬텀 시리즈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신제품 출시 속도도 남달랐다. 왕타오 창업자는 주 80시간씩 일하며 신제품을 5~6개월마다 내놨다. 기존 업체들이 5년마다 신제품을 내놓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플라이트 컨트롤러, 짐벌, 영상 송출 시스템 등 핵심 부품도 자체 개발했다. DJI는 1일 기준 글로벌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DJI 성공 이후 중국에선 드론 창업 붐이 일었다. DJI 같은 선도 기업들이 시장을 이끌고 부품사와 중소 제조업체들이 따라가는 구조가 정착됐다. 이 생태계 속에서 베이징의 파워비전은 수중 30m까지 잠수하는 방수 드론을, 상하이의 이랜뷰는 5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60g 초경량 드론을 선보였다. DJI의 성공은 ‘중국산=싸구려’라는 오명을 깨뜨렸다.

정부 지원도 선전을 드론 왕국으로 만들었다. 선전 정부는 2003년 ‘통용 항공 비행 관제 조례’를 제정하고 드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중앙정부가 관련 지침을 마련한 것도 2009년으로 미국(2014년), 일본(2015년)보다 이르다. 선전 지방정부는 지난해 말 드론택시, 드론택배, 셔틀헬기 등과 같은 저고도경제 발전 지원을 정부업무보고에 포함했다. 기업당 최대 6000만위안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차석원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DJI는 중국 창업 굴기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선전=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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