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사장·사진)가 협력사 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와 관련해 “단속 과정에서 구금된 협력업체 근로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안전하게 한국으로 복귀할 수 있어 매우 다행이고, 다시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적었다. 현대차 CEO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임직원에게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무뇨스 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회사는 매우 엄중하게 여기고 있다”며 “관련 모든 부서가 여러분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헌신과 전문성은 오늘날 현대차를 있게 한 가장 큰 힘”이라며 “항상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미국 이민당국은 4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17명을 불법 체류자로 체포, 구금했다. 이 중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은 체포된 지 8일 만인 12일 대한항공 전세기로 귀국했다.
무뇨스 사장은 이런 상황에도 미국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서한을 통해 내비쳤다. 그는 “현대차는 15년 넘게 (미국) 조지아에서 사업을 해왔고, 미국 제조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변함없다”고 썼다. 이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장과 한국 간 협력은 글로벌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전문성, 혁신, 기술력과 노하우는 전 세계 현대차 운영에서 귀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간 미국에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3월 내놨고,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투자 규모를 50억달러 더 늘린 260억달러(약 36조원)로 확정했다.
무뇨스 사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현대차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 나와 미래 친환경차 전략과 중장기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을 통한 하이브리드카 생산 확대나 미국의 수입차 관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공식적으로 밝힐지 주목된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본 차에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는 16일부터 27.5%에서 15%로 인하됐다. 25% 관세를 물어야 하는 현대차 등 한국 차는 관세를 떠안아 이익을 줄일지, 일본 차보다 비싸게 팔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길성/신정은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