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헌법재판소, 비대화 우려”…절제의 묘 찾아야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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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헌법재판소, 비대화 우려”…절제의 묘 찾아야 [기자24시]

입력 : 2026.03.23 15:20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한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한 모습. [연합뉴스]

“모든 권력은 지나치면 반드시 몰락한다. 78년 만에 간판을 내리는 검찰이 바로 그 증거다. 사법제도 변화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깊게 고민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헌재 역할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으로 평가해왔던 한 판사로부터 최근 다소 거친 표현과 함께 들은 말이다. 사법제도 개편을 예의 주시해온 법관들에게도 그만큼 최근의 변화는 설익고 낯설다는 뜻이겠다.

헌재가 법원 판결을 취소할 수 있는 ‘재판소원’ 제도가 지난 12일 본격 시작됐다. 법원 판결을 한 번 더 하는 게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했는지 선별해서 보겠다는 취지지만, 명분은 만들기 나름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재판소원 청구가 접수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한정위헌’의 근거 규정을 명문화하는 법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정위헌은 법률의 조문 자체는 위헌이 아니지만, 그 조문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할 경우 위헌이라고 헌재가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헌법 왜곡을 하지 말라는 취지다. 반면 대법원 이하 사법부는 한정위헌을 인정하지 않는다. 법 조문이 위헌이면 위헌이고 합헌이면 합헌이지, 구체적 해석은 법원이 3심 절차를 거쳐 고민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재판소원이든 한정위헌이든 국민에게 도움만 된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헌재의 권한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지고 있다는 우려다. 물론 헌재는 기본권 보호를 명분으로 든다. 하지만 사법 절차를 신속히 종결해 피해를 구제받아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헌재의 개별 사건 개입이 ‘4심제’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인권 보호라는 목표는 헌재 혼자서만 추구하는 게 아니다.

새 제도에 대해 당사자인 헌재도, 개편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도 어떻게 안착시킬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최선을 다해 불필요한 접수를 걸러내겠다’는 정도다. 권한이 있다고 법대로 다 가져가서는 곤란하다. 현행 헌법의 상징인 헌재가 체계적인 자제의 묘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비대화 끝에 문을 닫은 검찰도 1차 기능은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인권 보호였다.

[박홍주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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