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환 한국음악연대협동조합 이사]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수빈·연준·범규·태현·휴닝카이, TXT)의 독보적 세계관과 서사가 또 한 번 선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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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액트 : 프로미스 - 에피소드2’ 공연의 한 장면(사진=빅히트뮤직) |
TXT는 지난 3월 7~9일 사흘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투어 ‘액트 : 프로미스 - 에피소드2’ 콘서트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닿는 방법을 아는 그룹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줬다.
앞서 TXT는 지난해 펼친 ‘액트 : 프로미스’ 시리즈의 첫 번째 월드투어로 “우리가 함께할 내일을 약속하고 미래와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에는 ‘꿈을 기억하고 지키기 위한 약속의 장소이자 시작점에서 다시 출발한 다섯 소년의 이야기’를 음악과 퍼포먼스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트리스트에는 7번째 미니앨범 ‘별의 장: 생크추어리(SANCTUARY)’ 전곡을 추가해 기존 공연과의 차별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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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액트 : 프로미스 - 에피소드2’ 공연의 한 장면(사진=빅히트뮤직) |
콘서트는 ‘별의 장:생크추어리’ 타이틀곡인 ‘오버 더 문’(Over The Moon)으로 포문을 열었다. 곧이어 메탈 록 버전으로 편곡한 ‘데자 부’(Deja Vu)를 선보였는데, 이 같은 곡 배치는 “우리는 더 이상 어리고 순하기만 한 소년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확장된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슈가 러시 라이드’(Sugar Rush Ride) 무대에서는 범규가 부채춤과 가야금 연주를 선보여 강렬하게 다가왔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시도가 돋보인 이 장면은 비로소 TXT가 ‘청춘을 노래하는 아이돌’을 넘어 ‘감각을 다루는 예술가’로 성장했음을 체감했다.
‘레지스트’(Resist), ‘하이어 댄 헤븐’(Higher Than Heaven) 등 신곡 무대에서 느껴진 불안과 다짐은 기존 발표곡들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이었다. 유닛과 솔로 무대를 보면서 그 생각이 더 또렷해졌는데 △수빈의 현대무용 △태현의 댄스 퍼포먼스 △휴닝카이의 드럼 연주 등은 단순히 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감정과 서사를 독립적으로 꺼내 보여주는 장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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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액트 : 프로미스 - 에피소드2’ 공연의 한 장면(사진=빅히트뮤직) |
콘서트는 총 5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사라진 줄 알았던 마음속 꿈의 존재를 깨닫는 서사를 잘 표현했다. 여전히 소년성을 이야기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흔들림을 무대 위에 꺼내놓는다. 무대로 감정의 밀도를 다루는 능력이 한층 더 섬세해진 걸 확인한 자리였다.
무대 장치와 연출도 인상 깊었다. 삼각 LED를 활용해 숲에 둘러싸인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 점과 단차를 다양하게 배치해 관객들과의 거리감을 좁힌 점 등이 눈에 띄었다. 특히 팀 서사의 시작점인 ‘매직 아일랜드’를 형상화한 무대 디자인은 물리적 무대가 서사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TXT는 인천은 물론, 바르셀로나, 런던,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마카오, 도쿄, 오사카 등 전 세계 13개 도시에서 이번 월드투어를 성황리에 펼쳐 글로벌 영향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