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 2명이 잇달아 내년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점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시달리면서다. 트럼프 행정부 치하의 공화당이 균형 감각을 잃고 트럼프 일극 주의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돈 베이컨 하원의원(네브래스카)도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상원에 넘어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대한 첫 관문인 '절차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2명 중 한 명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맹비난과 함께 사실상 낙선시키겠다는 협박을 받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5선의 돈 베이컨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던 미국 정부효율부(DOGE) 등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은퇴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시대 일부 공화당과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했다. 앞서 틸리스 의원도 성명에서 "지난 몇 년간 워싱턴에서는 초당파주의와 독자적인 사고를 보여줄 수 있는 리더들이 멸종위기종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2019년 은퇴한 애리조나 출신 전 공화당 상원의원 제프 플레이크도 이 두 의원의 결정이 자신이 퇴임한 이후 당파성이 얼마나 심화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재선의 틸리스 의원이 3선 도전에 포기할 정도로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