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사적 제재’에 경고
“무관한 이들까지 피해”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단 공개해 ‘사적제재’ 논란이 일었던 유튜버 ‘전투토끼’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창원지법 형사4단독 김송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A씨(30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범죄수익 782만3256원을 추징했다. 아울러 A씨의 아내이자 충청북도 지역 공무원이었던 B씨(30대)에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김 판사는 판결에서 “인터넷상 떠도는 정보를 바탕으로 가해자를 특정하고, 이들을 중대한 범죄자로 단정해 사적 제재를 가한 행위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해 6~7월 사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를 통해 아내 B씨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에게 사과 영상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 신상까지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당시 충북의 한 지자체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었으며 수십 명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무단 조회해 A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김 판사는 “이들로 인해 실제 사건과 무관한 이들까지 신상이 공개돼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유사 사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앞서 A씨에게 징역 5년, B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선고 직후 법정 밖에서는 피해자 측 일부가 B씨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고성이 오가는 등 한동안 소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