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추가세수, 단기 지출보다 미래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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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홍익대 교수(한국재정정책학회장)]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추가세수를 재원으로 하는 ‘미래대응기금’의 사용처가 14일 당정의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대기업 초과이윤 재분배’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하고 있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청년 주거·창업, 지방 투자 등을 지원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기금의 용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를 두고 재정 원칙과 통제장치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일시적인 반도체 호황으로 들어온 세수를 당장의 정책 사업에 나눠 쓸 것인지, 고령화와 산업전환 등 장기적인 미래 위험에 대비하는 자산으로 축적할 것인지가 기금 설계의 핵심이다. 문제의 본질은 기업 이익이 아니라 기업 호실적으로 들어오는 추가세수의 관리 방식에 있다. 국가재정법상 일반 추가세수는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갈 경우 약 40% 이상이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이전되고, 나머지도 공적자금·국채 상환에 우선 쓰이도록 돼 있다. 정부가 별도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려는 속내는 법정 지방이전재원 배분을 회피하고 중앙정부가 재량껏 쓸 수 있는 쌈짓돈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기금은 기금운영계획 재량 변경권을 통해 운영예산의 20% 범위 내에서 국회의 엄격한 심사·승인 없이 집행을 바꿀 수 있어 재정 통제의 사각지대를 만든다. 무엇보다 미래대응기금의 용도는 국가의 진짜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기엔 지나치게 안이하다. 일시적인 반도체 착시효과로 늘어난 추가세수를 AI·반도체 인프라 구축 외에 단기 선심성·선심형 사업에 소진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심각하게 해친다. 반도체 세수는 수십조 원의 추가세수가 발생했다가도 순식간에 세수 결손으로 돌아서는 극단적 휘발성을 갖는다. 우리는 아일랜드의 ‘미래아일랜드펀드(FIF)’ 사례를 직시해야 한다. 아일랜드는 글로벌 빅테크기업 법인세의 착시효과를 차단하고자 추가세수를 일반 예산과 격리해 최소 2041년까지 인출을 금지하는 강제 저축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그리고 이 자금을 초고령화,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 3대 미래 위험에만 사용하도록 법제화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재정적 시한폭탄 속에서 매년 100조원이 넘는 재정적자를 기록하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우연히 찾아온 일시적 세수 보너스를 정권의 재량적 사업이나 단기 지출로 탕진할 때가 아니다. 정부는 편법 기금 신설 대신 과도한 재원이 자동 배분되는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고, 불확실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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