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 내용, 왜곡 활용말라”… 李대통령 국무회의서 두번째 경고
이진숙, 작년 탄핵뒤 보수 유튜브서…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 언급
감사원 “정치중립 위반” 與 “사퇴를”
이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위원장의 거취 논란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날 “정치 중립의 의무를 위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를 망가뜨린 이 위원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 감사원 “이진숙, 정치적 중립 훼손”
감사원은 이날 이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의혹 등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위원장은 기관장이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일반 공직자보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가 요구되는데도 국가공무원법(제65조 4항)을 위반해 유튜브에 수차례 출연해 특정 정당을 직접 거명하며 이를 반대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나타내는 발언을 하는 등으로 물의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 4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적 행위를 못 하게 돼 있다.문제가 된 발언은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뒤 같은 해 9, 10월 ‘펜앤마이크TV’,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 방송에 4차례 출연해 한 발언들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돼 올해 1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0일 방송에서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고 부르는 데 대해 “그 가짜 좌파들하고는 우리가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9월 25일 방송에서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과 발언 행위는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특정 정당에 반대하는 취지가 명백한 발언에 해당한다”면서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與, 이진숙 향해 자진 사퇴 압박감사원 주의 처분이 나오자 여당은 이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 12명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위원장은 자신의 일탈 행위로 인해 방통위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자신만을 위해 임기를 채우겠다며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고 있다”며 “이 위원장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는 말을 자신부터 즉각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에게 ‘경고장’을 날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