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궁중 암투설[횡설수설/김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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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닷새 만인 16일 경질된 케이티 저카리아 전 백악관 대변인은 처음부터 자질 부족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 공유 중단을 묻는 첫 질문부터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일·가정 병행’을 묻는 가벼운 질문에선 남편을 대통령으로 부르는 실수를 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전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 사임 여부에 대해선 “사임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최초 공개해 놓고선 추가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황급히 떠났다. 첫 브리핑에서 받은 질문은 단 3개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대변인의 데뷔 모습에 혹평이 쏟아졌다. 언론들은 무명의 폭스뉴스 평론가 저카리아 임명이 트럼프가 선호하는 ‘화려한 금발 백인 미녀상’인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곧바로 변호사 자격시험에 떨어졌던 그에게 변호사 사칭 논란이 일었다. 저카리아는 논란을 씻으려 ‘아군’ 폭스뉴스에 출연했지만 추궁에 가까운 질문을 받았고, 결국 대변인 자리에서 경질됐다. 그런데 이 방송 출연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저카리아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작품일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권은 이를 궁중 암투로 해석했다. 대변인 인사에서 ‘패싱’당한 비서실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해 저카리아를 TV에 출연시켜 망신당하도록 작업했다는 것이 암투설의 요체다.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인 와일스는 2025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지지율이 떨어지고,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그의 입지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이미 백악관에서 차기 비서실장 쟁탈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문고리 권력 간 신경전도 가감 없이 보도된다. 트럼프에게 호의적인 문서를 즉시 출력해 전달하려고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다니는 ‘인간 프린터’ 내털리 하프 보좌관은 와일스 최측근들의 이해충돌 의혹을 담은 기사를 트럼프에게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궁중 깊숙한 곳에서 일어날 법한 여성 참모들 사이의 내밀한 모습이 곧장 수면 위로 드러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백악관은 일단 와일스 교체설을 부인했다. ▷미국 정가에는 ‘재선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 대통령은 혹독한 어려움에 빠졌다는 것이다. 하야를 부른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이란과의 무기 밀매 및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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