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리스크 탈출?'…50% 할인 행사 속 엇갈린 반응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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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백종원 '홍콩반점' SKT 가입자만 '짜장면' 할인
"싸게 먹으면 된 거 아냐?"…소비자 반응은 '반반'
일부 지역선 손님 10배 늘어…점심시간 지나도 긴 줄
맛 편차·위생 논란 속 '사죄성 행사'에 회의적 반응도

서울 구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사진=유지희 기자

서울 구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사진=유지희 기자

"뭐야, 최대 50%네. 낚시성 광고랑 뭐가 달라?"
"아, 일부러 찾아왔는데 나는 SK텔레콤 아니여서 할인도 못 받겠다"

14일 오후 12시경, 서울 구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 앞. 더본코리아의 '5월 통합 할인전' 이틀째였지만, 매장 앞에 모인 20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실망 섞인 반응이 잇따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포스터를 보고 찾아온 한 학생은 "그냥 낚인 기분"이라며 허탈해했고, 또 다른 학생은 "짜장면만 되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T-Day' 표시만 조그맣게…현장에선 혼선

(왼)서울 구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 앞 포스터, (오)더본코리아 온라인 할인 캘린더/출처=유지희 기자, 더본코리아

(왼)서울 구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 앞 포스터, (오)더본코리아 온라인 할인 캘린더/출처=유지희 기자, 더본코리아

이날 할인은 SK텔레콤 사용자를 대상으로 짜장면을 정가 6500원에서 3900원에 제공하는 'T-Day' 이벤트였다. 행사 기한은 오는 18일까지다.

그러나 구로구 매장 앞 포스터엔 통신사 조건이 명확히 안내되지 않았고, 온라인에 퍼진 더본코리아 5월 할인 안내 캘린더에도 'SKT T-Day' 표기가 작게 표시돼 있어 소비자들이 현장에서야 이를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매장은 만석이었지만, 카운터 앞에서는 "짬뽕은 안 되고 짜장만 되는 거였어요?"라며 직원에게 되묻는 손님들도 있었다. 할인 품목이 짜장면으로 한정돼 있다는 사실은 매장을 방문한 뒤에야 알게 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더군다나 SK텔레콤 할인은 지난해 4월에도 진행된 바 있어 "원래 하던 통신사 마케팅을 통합 할인전이라고 억지로 끼워 넣은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홍콩반점은 오는 22일 탕수육 반 접시(정가 9900원)를 6900원에 제공하는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쌈밥집도 북새통"…평소 대비 10배 이상 손님 몰리기도

동대문구의 한 백종원의 원조쌈밥집 매장/사진=유지희 기자

동대문구의 한 백종원의 원조쌈밥집 매장/사진=유지희 기자

같은 날 할인 대상 매장이었던 '원조쌈밥', '한신포차' 등도 북적였다.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원조쌈밥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는 "평소보다 손님이 두세 배는 늘었다. 할인되는 메뉴만 시키는 경우도 많지만, 추가 주문도 꽤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대패 삼겹살 정식은 기존 1만3000원에서 8000원으로 할인됐다.

경기도 안양·부천 지역의 원조쌈밥 매장들에서도 "평소 대비 10배, 3~4배 이상 손님이 몰렸다"며 "본사에서 할인 차액을 보전해주지 않았다면 손해일 뻔했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에선 점심시간이 지난 1시에도 입구에 줄이 이어졌다.

서울 금천구의 한신포차 역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몰렸다. 해당 매장 점주는 “평일 낮엔 1~2팀 수준이었는데, 오늘은 네 팀이 통뼈 국물 닭발을 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메뉴는 이날과 오늘 21일, 50% 할인(2만원 → 1만원) 적용 대상이다.

백종원 리스크? 소비자 반응 엇갈려

하지만 이번 할인전이 더본코리아의 최근 이미지 논란을 무마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한 매장에선 백종원 대표의 얼굴이 담긴 할인 포스터에 테이프를 붙여 일부러 가려둔 모습도 확인됐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이후 가맹점 위생 문제, 제품 품질 논란, 원산지 표기 누락 등 연이은 이슈로 비판받았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간 '점바점(점포마다 맛이 다르다)'논란까지 더해지며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 금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 앞 길게 늘어선 줄/사진=유지희 기자

서울시 금천구의 한 '홍콩반점' 매장 앞 길게 늘어선 줄/사진=유지희 기자

이날 서울시 금천구의 한 홍콩반점 방문한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할인하니까 오긴 했지만, 앞으로 또 올지는 모르겠다. 일단 이미지부터 챙기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임 모씨는 "싸게 먹는 건 좋지만 백 대표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건 아니다. 상장 이후 너무 공격적으로 확장했다는 인상이 강하다"고 일침을 놨다.

반면 30대 이 모씨는 "논란은 잘 모르겠고, 백종원 이미지도 나에겐 괜찮은 편"이라며 "가성비 좋게 한 끼 먹을 수 있으면 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옆에있던 40대 최 모씨는 "백종원의 여러 가지 논란을 알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너무 마녀사냥 당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답했다.

"그게 사죄냐?"…온라인서도 반응 엇갈려

백종원 대표의 얼굴을 가린 '한신포차' 매장/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백종원 대표의 얼굴을 가린 '한신포차' 매장/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SNS 등에서 더본코리아 5월 행사 소식을 활발하게 공유하며 역대급 할인 행사라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탕수육은 식사와 함께 시키는 메뉴인데, 메인 행사처럼 넣는 것도 웃긴다", "맛도 없는데 그게 사죄냐. 차라리 공짜로 줘라", "백종원 본인이 맛 편차 관리 안 된다고 유튜브에서 인정했으면, 사업 확장을 줄이던가"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실제로 홍콩반점의 경우, SNS 등지에서 '점바점' 문제로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백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해 최근 유튜브를 통해 품질 개선 활동을 직접 소개한 바 있다.

문어발식 확장에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빽다방,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빽보이피자, 홍콩반점, 본가 등 더본코리아 계열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외 20여개 브랜드를 통해 약 3200여 개의 직영 및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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