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예고 글을 올린 범인이 제주에 사는 중학교 1학년 학생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에 일부에서는 비판 여론도 나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미국에서 벌어졌던 미성년자의 테러 예고 글 범죄도 조명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테러 협박 글을 올린 중1 A 군은 “사람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서 (협박)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선천적으로 중증 자폐를 앓고 있다고 한다.현행법에 따르면 A 군은 나이가 어려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 대상에 해당한다. 신세계는 이번 사건으로 약 5억~6억 원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신세계 측이 A 군의 부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과거 미국에서 벌어졌던 미성년자의 테러 협박 글 사건도 회자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19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州) 시브리즈 고등학교에 다니던 아담 구제티 군(당시 15)은 온라인 게임을 하던 도중 테러 협박 발언을 했다.구제티는 다른 게임 이용자들에게 채팅으로 “아빠가 가진 M15 소총을 학교에 가져와 최소 7명을 죽이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이를 들은 다른 이용자들은 “재미없는 농담”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구제티의 채팅 메시지를 추적해 지역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플로리다주 오몬드 비치 인근의 한 주택에서 구제티를 체포한 뒤 구금했다.
구제티의 집에는 최소 한 자루의 총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제티의 어머니와 변호인은 전과도 없고 나이도 어리며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구제티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역 언론에는 구제티가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들어서는 사진도 공개됐다.
판사는 “공소장에 따르면 구제티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구제티에게는 2급 중범죄에 해당하는 문서상 대량 총격 위협 혐의가 적용됐다.이후 구제티는 자신이 즐기던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추방당했고 학교에서도 정학을 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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